[논평] 전세사기 피해는 누적되는데, 이재명 정부의 예방·공백 보완 대책은 실종

민달팽이유니온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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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논평] 전세사기 피해는 누적되는데, 이재명 정부의 예방·공백 보완 대책은 실종

최소보장 도입 등 전세사기특별법 조속히 개정해야
전세사기 예방 위한 입법·정책 방안 마련 시급


  1. 오늘(12/17)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 결과 및 피해자 지원 현황’을 보고했다. 지난 6월의 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피해자 수와 경·공매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과 이재명 대통령 지시사항인 최소보장 방안 검토가 포함된 점을 빼면 피해 구제·예방 방안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하다. 피해자와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요구해왔던 요구사항이 특별법 개정안으로 발의되어 있는데도 국토부에서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특히, 전세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 대책은 임대차 거래 투명성 개선과 임차인 교육 등에 맞추어져 있는데 이는 결국 임차인에게 ‘계약 시 주의를 기울이라’는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피해자와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요구해 온 등기 의무화, 전세가율 규제, 무분별한 전세대출·보증 제도 강화 등 근본적인 예방 대책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외 다른 대책들도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이번 보고만으로는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전세사기 없는 사회’를 실현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2. 그동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보장 방안 도입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예방 관련 입법을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회는 지난 4월말 전세사기특별법의 적용 기한을 2년 연장하면서도, 올해 5월 31일까지 최초로 계약한 세입자만을 피해자 인정·지원 대상으로 한정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입법이 과연 적절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국회는 전세사기 예방 입법과 관련해 지금껏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 구제와 예방을 위한 다수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데도 수개월이 지나도록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최소보장 요구 역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부 업무보고를 통해 지시하기 전까지는 국토부나 국회 차원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국토부가 이번 보고에서 최소보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검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신속한 법 개정을 통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이전의 약속이 집권 이후 공언이 되지 않도록 피해자들의 간절한 요구에 응답하는 책임 있는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다.
     
  4. 국토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공매 종료 건수는 3,107건(6,130건→9,237건) 증가했으며, 평균 보증금 1억 3,300만원 중 배당으로 회수된 금액은 약 6,800만 원으로 회수율은 48.7%에 그쳤다. 그만큼 피해자들의 경제적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상당수 피해자들은 전세대출 상환 부담 앞에서 극심한 불안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LH 매입 속도가 상반기에 비해 증가했다고 평가하지만, 10월말 기준 LH 매입 신청 18,147건 중 매입완료는 3,344건으로 18%에 불과하며, 실제 배당까지 완료된 사례는 509건, 약 3%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 관악구의 한 다가구 피해자가 피해자 인정을 받기까지 10개월이 소요된 사례에서 보듯, 절차 진행 속도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5. 전세사기 피해 유형을 보면,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무자본 갭투자 피해가 47.6%로 가장 많았고, 공동담보 및 선순위 근저당이 과다하게 설정된 깡통전세 피해가 41.9%, 선순위 권리관계 기망·이중계약 등 계약상 기망이 6%, 신탁사기 및 무권계약이 4.4%로 나타났다. 전세사기가 현행 임대차·금융·보증 제도의 허점이 반복적으로 악용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나열하는데 그칠 뿐, 유형별로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무자본 갭투자가 핵심 원인이라면 이를 어렵게 만드는 전세가율 규제 등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하고, 공동담보가 반복적으로 피해를 낳고 있다면 금융기관의 공동근저당 관행을 개선하고 주택 호별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가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고에는 신탁사기를 포함해 각 사기 유형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이 빠져 있다.

  6. 이처럼 예방 대책의 방향과 내용이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전세사기 예방 대책은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전세사기 대응은 국토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국정기획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피해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종합적인 피해 구제 및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국회는 실태를 집계하고 지원 실적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세사기를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입법과 정책 전환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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