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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 지원사업 이용기 (장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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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최근에 “서울시 청년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돼 집을 알아본 장찬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아니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자취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상위 계층 가정에서, 싸봐야 보증금 500에 월세 40~50이나 되는 자취 비용을 감당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기숙사를 비롯 여러 곳에서 하는 공공기숙사를 전전해 보았지만, 대체로 시설이 좋지 않거나, 멀리 떨어져 있거나, 인권 침해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에 분노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학생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주거 상담 부스인 연세대학교 집보샘에서 일하기도 하고, 민달팽이유니온의 “청년 주거 아카데미”와 “청년 주거상담사 양성과정”을 수료하기도 하였는데요. 그러던 중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서울시 청년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이 확대되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여 자취방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서울시 청년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격요건을 만족해야 하는데요,


  1) 근로 청년

     ①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의 ‘직장가입자’ 로 현재 등록되어 있거나, 과거 근로기간의 총합이 1년(365일) 이상인 자

        ※ 개인사업자는 사업자 등록이후 만료시까지 기간을 근로기간으로 봄

        ※ 건강보험 비가입 근로자 혹은 프리랜서인 경우, 1년 이상 근로를 증명 가능한 근로계약서 첨부

    ②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인 자

        ※ ②는 기혼자의 경우에 한함

  2) 취업준비생 및 대학(원)생

    ① 부모 연소득 7천만원 이하인 자

    ②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인 자

        ※ ②는 기혼자의 경우에 한함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은 연 이율 2%로, 7000만원 한도로 임차보증금(전세, 월세)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자격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들을 제출한 뒤에는, 서류에 문제가 없으면 서울시로부터 추천서를 받고, 집을 찾아 임대차 계약서를 쓴 다음, 확정일자까지 받은 뒤 대출을 받아 잔금을 제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말했다시피 차상위 계층 가정의 대학생인지라 자격에 따른 서울시 추천서를 받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추천서 인쇄 버튼이 뜨는 순간,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취 생활이 다가온 것 같아서 설레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음날 집토스에서 전화를 받을 때부터 꿈은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 근처 지역에는 해당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이 없어요”


당연히 월세를 부담할 여력은 되지 않았고, 7000만원 한도로 전세를 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근처에 7천만원 근처의 전세는 꽤 많았지만, 아래와 같은 주택 조건이 발목을 잡더라고요.


  ㅇ 대상주택 : 다음 조건에 해당되는 주택 등에 계약한 자

    1) 서울시 관내의 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

    2) 임차보증금 3억원, 월세 70만원이하 주택임대차계약(전세,월세)

    ※ 건축물대장상 주택이 아닌 곳과 불법건축물, 다중주택, 공공임대주택은 지원 불가

        공공임대주택은 지자체, 공기업(LH공사, SH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주택을 말함

        서울시 역세권청년주택은 ‘민간임대주택’유형만 지원 가능


여러 기사에서 말하듯 대학가에 있는 대부분의 주택들은 불법건축물이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의 여러 차례 교육 과정에서도, 집보샘 활동을 하면서도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막상 집을 구하러 다니며 실제로 체험을 해 보니 참 암담했습니다. 3일 동안 발품을 팔며 돌아다닌 부동산만 20곳, 그중에서 해당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은 5곳 정도였습니다. 방 하나는 왜 노고산동이 노고‘산’동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비좁은 방이었고, 방 하나는 45도의 언덕 20미터 위에 있는 낡은 집이었고, 방 하나는 너무 좁아서 몸만 누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방 하나는 반지하인데 외창이 없어서 빛이 들어오지 않았고, 나머지 하나는 먼 데다가 비싸서 계약이 망설여지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방을 두 눈으로 보고 다니면서 오랫동안 간직했던 자취에 대한 작은 로망을 고이 접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되돌아보면 방을 보러 돌아다니면서 참 분노에 차 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와의 전화로 건물주들을 욕하며 “사회주의 혁명이 답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 섞인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고요.


실제 집을 보러 돌아다닌 결과, 해당 제도를 이용하기 좋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집을 구해도 되는 사람이거나, 이미 자금이 있어서 조금만 더 돈을 얹으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는 사람, 월세를 조금은 부담할 여력이 돼서 보증금만 구하면 되는 사람 정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야 그렇다 치더라도, 생각보다 까다로운 소득 기준을 만족하는 사람 중에 이미 자금이 있거나, 월세를 부담할 여력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월세 지원과 비교해 볼 때, “대출”의 형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임차보증금 지원 사업은 규모도 훨씬 크게 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도 있는 편리한 사업일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전세자금대출에 비해 낮은 한도와 까다로운 조건은 정책의 수요자들이 해당 정책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크나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지원의 규모를 늘리거나, 불법건축물을 강력하게 단속하거나,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매물을 직접 찾아 알선해준다면 제도를 이용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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