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가원입니다 :) 저는 지난 7월에 태국 방콕으로 출장을 다녀왔답니다! 바로 <Collective Housing : "Let People Be the Solutions">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 였는데요, 아시아 각국의 사례 발표도 듣고, 민달팽이 사례도 공유하고, 태국의 주거지 개선 사례들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중앙대학교 하성규 명예교수님께서 민달팽이유니온을 추천해주신 덕에 함께할 수 있었고, 한국도시연구소 홍정훈 연구원님과도 함께했습니다. 4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주요 일정들을 사진과 함께 공유해보게습니다.
이번 포럼은 ACHR(Asian Coalition for Housing Rights, 아시아주거권연합)이 주최한 행사에요. 아시아주거권연합은 아시아 도시 내 도심빈곤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풀뿌리 지역사회조직과 비정부기구, 전문가들의 지역네트워크인데요, 방콕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안 사실이지만, ACHR은 88올림픽 전 일어난 한국의 잔인한 강제퇴거에 반대하고 연대하기 위한 캠페인을 계기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이때 일어난 강제철거는 매우 잔인했지만 공권력은 오히려 폭력에 쓰러진 사람들을 연행하기 바빴습니다. 한국에서 도시빈민운동과 주거 운동의 현장에서 오래 헌신하고 계신 박문수 신부님도 ACHR에 함께했다고 하지요.
Day 1 Program
[Session 1] Welcome speech by Representative of Executive Director of ESCAP Report on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llective Housing Inauguration Speech By Mr.Waravut Silpa-archa, Minister of Social Development and Human Security Keynote Speech by phra Phrompatcharayanmuni
[Session 2] Plenary Session - A discussion on "Why Collective Housing?"
[Session 3] A presentation of Thailand Collective Housing and Housing for all
[Session 4] Collective Housing Cases Influencing broader city development and policy change in Asia and The World (Cases to be presented Bangladesh, Nepal, Indonesia, portorico, Kenya) |
첫날에는 UN 컨벤션 센터에 모여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와 태국 정부의 웰컴 스피치도 듣고, "Why Collective Housing?" 을 주제로 하는 기조토론도 듣고, 태국,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푸에르토리코, 케냐에서 온 참가자들의 발표도 들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태국 정부와 UN ESCAP의 발제였는데요. 'Anyone left behind',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주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인사말과 기조 발제에서 좋은 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 정부의 발화에서는 '인권'에 기반한 언어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에 기반한 부동산 진흥에 대한 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태국의 CODI(Community Organization Development Institute Thailand, 공공과 민간 영역이 혼합된 주택 공급 주체. 정부에 소속되진 않지만 지역 커뮤니티를 공공 목적으로 개발할 권한을 가진 기관)가 협력한 운하, 철도, 농촌 등 취약계층의 주거지 개선 프로젝트 사례와 다양한 나라의 Collective Housing 시도 사례 발표를 들었는데요. Collective housing의 목표란 단순히 모여서 공동체를 이뤄 사는 것이 아니라 저층 주거지를 'Slum'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구해내고 저층 주거지가 가진 문제를 풀고자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 모두의 적정주거를 위해 시장의 논리가 아닌, 사는 곳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하고 2) 주민들 스스로가 뭉쳐야 하며 (혼자가 아닌, 떼로 뭉쳐야 한다!) 3)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는 "'Free Housing'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푸에르토리코 참가자의 발언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Free Housing도 필요하지 않을까? 란 생각을 갖고 있지만요) 주민들은 얼마든지 적정 주거를 위해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극심한 비용 부담이 문제인 상황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는데요. 또 누군가에게 'Rely on' (의지) 하지 않겠다는 표현들은 주민들 스스로의 자치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리모델링도 집수리도 집짓기도 직접했던 달팽이집 생각도 났고요. 전 CODI Director 였던 Somsook 여사가 발표 중에 "People are not slum. the system is." 라고 말했는데요. 첫째 날에 가장 마음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Day 2 Program
[Session 5] Collective Housing Projects and Action in Asia Brief Overview by ACHR (South Asia : India, Pakistan, Srilanka | Southeast Asia : Philippines, Myanmar, Vietman, Malaysia | East Asia : Japan, Korea, Mongolia)
[Session 6] Global Collective Housing Action : Projects and Movements in the World (Africa: Namibia, Kenya, South Africa | Europe : Switzerland, UK | America/Latin America : Brazil | Global Network: Community Land Trust Co-Habitat Network)
[Session 7] Plenary Session Discussion on Key Elements Making Collective Housing Possible at scale Introductory Speech by Mr.Mathi Vathnan, Secretary, Government of Orissa State, India
Panel discussion Introducing the key elements |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두 번째 날에는 한국의 사례 발표 순서도 있었는데요, 사실 예상치 못하게 혼자 발표를 하게 되어 굉장히 떨렸습니다...하하 이 날의 발표를 위해 한 달 반을 꼬박 준비했어요. 어떤 내용을 소개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PPT와 발표 내용을 만들고, 포스터도 디자인하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남아시아로 나눠서 Collective housing 사례를 공유하는 세션5에서 한국의 주거빈곤 문제를 설명하고, 콜렉티브 하우징의 사례로 달팽이집을 소개했습니다. 주거상품화와 재개발 문제가 어떻게 저층 주거지의 커뮤니티를 파괴하는지, 청년 세입자들은 어떤 문제를 겪는지, 그리고 그런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인 달팽이집과 민달팽이유니온 운동의 시작부터, 달팽이집을 주거 운동의 일환으로 만드는 특성까지 함께 공유했습니다.
세션 끝나고 한국의 House ownership 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이전 다른 나라의 사례 공유에서는 지상권을 인정하는 방식의 Collective Housing도 있어서 저는 오히려 그런 방식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나라들이 세입자 형태로 콜렉티브 하우징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팽이집이 세입자 형태로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했던 것 같아요. (발표 중에 달팽이집은 세입자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거든요.) 이에 대해 한국은 소유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강하지만, 동시에 주택가격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청년 1인가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세입자고, 앞으로도 세입자로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달팽이집도 이러한 구조에 대항하기 위해 세입자 연대를 유지하려고 한다. 우리는 이걸 'Generation Rent'(평생임차세대)라고 부른다고 답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발표자인 제가 활동을 하게 된 개인적인 백그라운드나 민유와 민쿱의 구조(민간 영역이 맞는지 등)에 대해 간단히 질문해 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온 참가자들이었는데요, 사진도 남겼습니다 :-) 이렇게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굉장히 떨렸는데, 모두들 발표를 잘 들었다고 따뜻한 말들을 전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세션 8은 주제 별로 방을 나눠 진행하는 워크숍이었습니다. 저희가 참석한 8.3은 Community Organizations, networks and participatory management였어요. 인도네시아, 필리핀, 케냐, 태국, 일본 등이 함께했고 여기서는 하성규 교수님께서 보금자리 운동으로 한국의 사례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Day 3 Program
[Session 9] Plenary Discussion: Reports from the workshops and the way forward
[Session 10] How to link CH with key International and Global Development Agenda? Key Presentation by Kerstin Sommer Head, Slum Upgrading Program UN Habitat
[Session 11] Planning for future actions and the way forward
[Session 12.3] Field Visit 3 : Option C: Suwit Wattanoo Collective Homeless Housing Center + Housing project for those affected by railway project in Taling Chan District (Four Regions Slum Community Network) |
세 번째 날에는 고대하던 필드트립 시간이 있었는데요, Suwit Wattanoo 홈리스 센터와 기찻길 옆 커뮤니티 개선 프로젝트가 진행된 마을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홈리스 센터는 태국 철도청 부지를 렌트해서 인민협회가 홈리스센터로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렌트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과 아동이 포함된 가구도 거주하고 있고, 병원에서 퇴원하는 사람들이 거주하게 된다고 해요. 방세는 200바트, 300바트, 400바트 세 종류가 있었고, 지난 여름 방문 날짜 기준으로는 총 69명의 사람들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가족같은 사이라고 부르고, 싸우지 않는 것이 규칙이라고 해요. 내셔널 아이디 카드가 없으면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다른 거리 홈리스를 만나는 아웃리치 활동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기찻길이 바로 옆에 있고, 앞으로는 바로 옆에 지상철이 생길 예정이라고 해서 소음이 걱정되어 물어봤는데, 하루에 기차가 20번 다니는데 시끄럽지만 익숙해졌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실제로 건물 안을 둘러보기도 했는데요, 공용세탁기와 공용화장실, 주방 등의 시설도 있었습니다.
(센터를 소개하고 있는 홍보물입니다. 센터 운영팀으로는 누가 있는지, 센터 안에서의 공생 협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단체들이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어요.)
또 하나 방문한 곳은 Railway Network 라는 곳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찾으러 도시로 온 사람들이 기찻길변에 정착하게 되어 커뮤니티가 형성 되었고, 이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기찻길변, 즉 철도청 부지를 그대로 살려서 각 가구에게 단독주택을 지어 원래 살던 마을 그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마을 공동체를 만든 곳이었습니다. 원리금은 한달에 3000바트를 15년 동안 갚으면 되는 조건이었습니다. 인근 공동체 대부분이 이런 사업 방식을 따른다고 해요. 가구의 상황에 따라서 옵션이 다른 소형 주택들이 기찻길을 따라 주르륵 늘어서 있었어요. 그리고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있었습니다. 매우 큰 정자 같이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이 커뮤니티를 보면서 여러가지 한국의 상황들이 막 떠올랐는데요, 용산 정비창도 떠올랐고, 멈춰져 있는 쪽방 공공개발사업도 떠올랐고,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가 났을 때 갈 곳 없어진 주민들에게 저 멀리 떨어진 임대주택을 대안으로 내밀어 이사를 갈 수가 없었던 것도 떠올랐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내가 살던 곳에 내 집을 달라고 하는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꼬리를 무는 생각도 있었어요. 물론 건축에 지대값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하지만, 저 멀리 떨어진 곳에 공공임대를 짓는 것은 사실상 넓은 의미의 퇴거가 아닐까? 하고요.
포럼이 진행되는 장소 한켠에는 이렇게 각 나라의 포스터가 전시되었습니다.
달팽이 껍질을 모티브로 열심히 디자인해보았어요 :) 민유와 민쿱의 소개, 민유의 대표적인 활동들과 달팽이집 특징들을 소개했습니다.
가운데 계신 분은 필드 트립 때 열심히 태국어-영어 동시통역을 해주신 태국의 활동가 분이세요. 네번째 날 세션 마무리를 하고 들고 있던 에코백을 보여주시더니 '복음자리 가방' 이라고 하셔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현재 복음자리 이사장이신 신명자 선생님도 알고 계셨어요.
동아시아 발표를 함께 맡았던 몽골, 일본 참가자들과도 함께 사진을! 일본 참가자분들은 키타시바 커뮤니티라는 Collective housing 운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특히나 제 오른쪽에 계신 반도 노조미 선생님은 이전에 한국에 와서 혁신파크도 방문해본 적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민달팽이 이름도 들어본 것 같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시기 상으로 민유가 미닫이 사무실을 쓰고 있을 때 이더라고요. 저는 민달팽이 포즈와 집 포즈를 전파했지요 ^^*V
4일 간의 일정을 이렇게 마쳤는데요, 처음 가보는 해외 일정에 이것저것 따라가기 바빴지만, 민달팽이 활동의 목적도 다시금 되새겨 생각해보고, 공공임대 정책 제언의 방향도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포럼에서 만난 분들과 활동을 하며 다시 만날 기회가 꼭 생긴다면 좋겠어요. 기회를 마련해주신 하성규 교수님과 한국도시연구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사원의 야경으로 마무리! 언제 돌아올지 모를 국제달팽이 활동 또 기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가원입니다 :) 저는 지난 7월에 태국 방콕으로 출장을 다녀왔답니다! 바로 <Collective Housing : "Let People Be the Solutions">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 였는데요, 아시아 각국의 사례 발표도 듣고, 민달팽이 사례도 공유하고, 태국의 주거지 개선 사례들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중앙대학교 하성규 명예교수님께서 민달팽이유니온을 추천해주신 덕에 함께할 수 있었고, 한국도시연구소 홍정훈 연구원님과도 함께했습니다. 4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주요 일정들을 사진과 함께 공유해보게습니다.
이번 포럼은 ACHR(Asian Coalition for Housing Rights, 아시아주거권연합)이 주최한 행사에요. 아시아주거권연합은 아시아 도시 내 도심빈곤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풀뿌리 지역사회조직과 비정부기구, 전문가들의 지역네트워크인데요, 방콕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안 사실이지만, ACHR은 88올림픽 전 일어난 한국의 잔인한 강제퇴거에 반대하고 연대하기 위한 캠페인을 계기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이때 일어난 강제철거는 매우 잔인했지만 공권력은 오히려 폭력에 쓰러진 사람들을 연행하기 바빴습니다. 한국에서 도시빈민운동과 주거 운동의 현장에서 오래 헌신하고 계신 박문수 신부님도 ACHR에 함께했다고 하지요.
[Session 1]
Welcome speech by Representative of Executive Director of ESCAP
Report on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llective Housing
Inauguration Speech By Mr.Waravut Silpa-archa, Minister of Social Development and Human Security
Keynote Speech by phra Phrompatcharayanmuni
[Session 2]
Plenary Session - A discussion on "Why Collective Housing?"
[Session 3]
A presentation of Thailand Collective Housing and Housing for all
[Session 4]
Collective Housing Cases Influencing broader city development and policy change in Asia and The World
(Cases to be presented Bangladesh, Nepal, Indonesia, portorico, Kenya)
첫날에는 UN 컨벤션 센터에 모여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와 태국 정부의 웰컴 스피치도 듣고, "Why Collective Housing?" 을 주제로 하는 기조토론도 듣고, 태국,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푸에르토리코, 케냐에서 온 참가자들의 발표도 들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태국 정부와 UN ESCAP의 발제였는데요. 'Anyone left behind',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주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인사말과 기조 발제에서 좋은 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 정부의 발화에서는 '인권'에 기반한 언어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에 기반한 부동산 진흥에 대한 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태국의 CODI(Community Organization Development Institute Thailand, 공공과 민간 영역이 혼합된 주택 공급 주체. 정부에 소속되진 않지만 지역 커뮤니티를 공공 목적으로 개발할 권한을 가진 기관)가 협력한 운하, 철도, 농촌 등 취약계층의 주거지 개선 프로젝트 사례와 다양한 나라의 Collective Housing 시도 사례 발표를 들었는데요. Collective housing의 목표란 단순히 모여서 공동체를 이뤄 사는 것이 아니라 저층 주거지를 'Slum'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구해내고 저층 주거지가 가진 문제를 풀고자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 모두의 적정주거를 위해 시장의 논리가 아닌, 사는 곳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하고 2) 주민들 스스로가 뭉쳐야 하며 (혼자가 아닌, 떼로 뭉쳐야 한다!) 3)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는 "'Free Housing'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푸에르토리코 참가자의 발언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Free Housing도 필요하지 않을까? 란 생각을 갖고 있지만요) 주민들은 얼마든지 적정 주거를 위해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극심한 비용 부담이 문제인 상황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는데요. 또 누군가에게 'Rely on' (의지) 하지 않겠다는 표현들은 주민들 스스로의 자치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리모델링도 집수리도 집짓기도 직접했던 달팽이집 생각도 났고요. 전 CODI Director 였던 Somsook 여사가 발표 중에 "People are not slum. the system is." 라고 말했는데요. 첫째 날에 가장 마음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Session 5]
Collective Housing Projects and Action in Asia Brief Overview by ACHR
(South Asia : India, Pakistan, Srilanka | Southeast Asia : Philippines, Myanmar, Vietman, Malaysia | East Asia : Japan, Korea, Mongolia)
[Session 6]
Global Collective Housing Action : Projects and Movements in the World
(Africa: Namibia, Kenya, South Africa | Europe : Switzerland, UK | America/Latin America : Brazil | Global Network: Community Land Trust Co-Habitat Network)
[Session 7]
Plenary Session
Discussion on Key Elements Making Collective Housing Possible at scale
Introductory Speech by Mr.Mathi Vathnan, Secretary, Government of Orissa State, India
Panel discussion Introducing the key elements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두 번째 날에는 한국의 사례 발표 순서도 있었는데요, 사실 예상치 못하게 혼자 발표를 하게 되어 굉장히 떨렸습니다...하하 이 날의 발표를 위해 한 달 반을 꼬박 준비했어요. 어떤 내용을 소개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PPT와 발표 내용을 만들고, 포스터도 디자인하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남아시아로 나눠서 Collective housing 사례를 공유하는 세션5에서 한국의 주거빈곤 문제를 설명하고, 콜렉티브 하우징의 사례로 달팽이집을 소개했습니다. 주거상품화와 재개발 문제가 어떻게 저층 주거지의 커뮤니티를 파괴하는지, 청년 세입자들은 어떤 문제를 겪는지, 그리고 그런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인 달팽이집과 민달팽이유니온 운동의 시작부터, 달팽이집을 주거 운동의 일환으로 만드는 특성까지 함께 공유했습니다.
세션 끝나고 한국의 House ownership 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이전 다른 나라의 사례 공유에서는 지상권을 인정하는 방식의 Collective Housing도 있어서 저는 오히려 그런 방식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나라들이 세입자 형태로 콜렉티브 하우징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팽이집이 세입자 형태로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했던 것 같아요. (발표 중에 달팽이집은 세입자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거든요.) 이에 대해 한국은 소유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강하지만, 동시에 주택가격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청년 1인가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세입자고, 앞으로도 세입자로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달팽이집도 이러한 구조에 대항하기 위해 세입자 연대를 유지하려고 한다. 우리는 이걸 'Generation Rent'(평생임차세대)라고 부른다고 답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발표자인 제가 활동을 하게 된 개인적인 백그라운드나 민유와 민쿱의 구조(민간 영역이 맞는지 등)에 대해 간단히 질문해 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온 참가자들이었는데요, 사진도 남겼습니다 :-) 이렇게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굉장히 떨렸는데, 모두들 발표를 잘 들었다고 따뜻한 말들을 전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세션 8은 주제 별로 방을 나눠 진행하는 워크숍이었습니다. 저희가 참석한 8.3은 Community Organizations, networks and participatory management였어요. 인도네시아, 필리핀, 케냐, 태국, 일본 등이 함께했고 여기서는 하성규 교수님께서 보금자리 운동으로 한국의 사례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Session 9]
Plenary Discussion: Reports from the workshops and the way forward
[Session 10]
How to link CH with key International and Global Development Agenda?
Key Presentation by Kerstin Sommer Head, Slum Upgrading Program UN Habitat
[Session 11]
Planning for future actions and the way forward
[Session 12.3]
Field Visit 3 : Option C: Suwit Wattanoo Collective Homeless Housing Center + Housing project for those affected by railway project in Taling Chan District (Four Regions Slum Community Network)
세 번째 날에는 고대하던 필드트립 시간이 있었는데요, Suwit Wattanoo 홈리스 센터와 기찻길 옆 커뮤니티 개선 프로젝트가 진행된 마을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홈리스 센터는 태국 철도청 부지를 렌트해서 인민협회가 홈리스센터로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렌트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과 아동이 포함된 가구도 거주하고 있고, 병원에서 퇴원하는 사람들이 거주하게 된다고 해요. 방세는 200바트, 300바트, 400바트 세 종류가 있었고, 지난 여름 방문 날짜 기준으로는 총 69명의 사람들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가족같은 사이라고 부르고, 싸우지 않는 것이 규칙이라고 해요. 내셔널 아이디 카드가 없으면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다른 거리 홈리스를 만나는 아웃리치 활동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기찻길이 바로 옆에 있고, 앞으로는 바로 옆에 지상철이 생길 예정이라고 해서 소음이 걱정되어 물어봤는데, 하루에 기차가 20번 다니는데 시끄럽지만 익숙해졌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실제로 건물 안을 둘러보기도 했는데요, 공용세탁기와 공용화장실, 주방 등의 시설도 있었습니다.
(센터를 소개하고 있는 홍보물입니다. 센터 운영팀으로는 누가 있는지, 센터 안에서의 공생 협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단체들이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어요.)
또 하나 방문한 곳은 Railway Network 라는 곳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찾으러 도시로 온 사람들이 기찻길변에 정착하게 되어 커뮤니티가 형성 되었고, 이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기찻길변, 즉 철도청 부지를 그대로 살려서 각 가구에게 단독주택을 지어 원래 살던 마을 그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마을 공동체를 만든 곳이었습니다. 원리금은 한달에 3000바트를 15년 동안 갚으면 되는 조건이었습니다. 인근 공동체 대부분이 이런 사업 방식을 따른다고 해요. 가구의 상황에 따라서 옵션이 다른 소형 주택들이 기찻길을 따라 주르륵 늘어서 있었어요. 그리고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있었습니다. 매우 큰 정자 같이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이 커뮤니티를 보면서 여러가지 한국의 상황들이 막 떠올랐는데요, 용산 정비창도 떠올랐고, 멈춰져 있는 쪽방 공공개발사업도 떠올랐고,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가 났을 때 갈 곳 없어진 주민들에게 저 멀리 떨어진 임대주택을 대안으로 내밀어 이사를 갈 수가 없었던 것도 떠올랐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내가 살던 곳에 내 집을 달라고 하는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꼬리를 무는 생각도 있었어요. 물론 건축에 지대값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하지만, 저 멀리 떨어진 곳에 공공임대를 짓는 것은 사실상 넓은 의미의 퇴거가 아닐까? 하고요.
포럼이 진행되는 장소 한켠에는 이렇게 각 나라의 포스터가 전시되었습니다.
달팽이 껍질을 모티브로 열심히 디자인해보았어요 :) 민유와 민쿱의 소개, 민유의 대표적인 활동들과 달팽이집 특징들을 소개했습니다.
가운데 계신 분은 필드 트립 때 열심히 태국어-영어 동시통역을 해주신 태국의 활동가 분이세요. 네번째 날 세션 마무리를 하고 들고 있던 에코백을 보여주시더니 '복음자리 가방' 이라고 하셔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현재 복음자리 이사장이신 신명자 선생님도 알고 계셨어요.
동아시아 발표를 함께 맡았던 몽골, 일본 참가자들과도 함께 사진을! 일본 참가자분들은 키타시바 커뮤니티라는 Collective housing 운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특히나 제 오른쪽에 계신 반도 노조미 선생님은 이전에 한국에 와서 혁신파크도 방문해본 적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민달팽이 이름도 들어본 것 같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시기 상으로 민유가 미닫이 사무실을 쓰고 있을 때 이더라고요. 저는 민달팽이 포즈와 집 포즈를 전파했지요 ^^*V
4일 간의 일정을 이렇게 마쳤는데요, 처음 가보는 해외 일정에 이것저것 따라가기 바빴지만, 민달팽이 활동의 목적도 다시금 되새겨 생각해보고, 공공임대 정책 제언의 방향도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포럼에서 만난 분들과 활동을 하며 다시 만날 기회가 꼭 생긴다면 좋겠어요. 기회를 마련해주신 하성규 교수님과 한국도시연구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사원의 야경으로 마무리! 언제 돌아올지 모를 국제달팽이 활동 또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