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민달팽이

민달팽이의 이야기

[2015년 2월호 이달의회원] 우리 조금만 더 해봐요 이은진님

2월 이달의 회원으로는 민달팽이유니온에서 함께 일했던 상근자이자 현재 운영위원, 회원님이신 이은진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수다떨듯 훌훌 털어낸 이은진 님의 이야기, 한번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D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간단하게 하지 뭐 자연인 그대로..(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이은진이구요, 24살 대학생입니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구요, 지난 1월 말에 처음으로 집다운 집에서 혼자 사는 방으로 잡았어요~

 

민유와는 어떻게? 인연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민유가 원래 학교 안에서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단체를 알고는 있었는데 사실 원래 주거에만 관심 있었던 건 아니고, 2012년도에 총대선이 같은 해여서 '표를품은청년'이라는 활동도 했었고, 기숙사 관련해서 '응답하라 착한 기숙사'라는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주거 관련된 운동을 하게 되었지요. 아직도 대형 현수막 걸고 그랬던 게 기억나는데..

(그리고 자연스러운 인터뷰를 위해 말을 서로 편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D)

그때가 한참 신촌 이한열 기념관에서 모여서 맨날 기획하던 때였던 것 같아. 12년 연말부터 시작해서 협동조합 기틀을 '위키서울'이라는 아이디어 대회에서 선정돼서 다듬고.. 2013년 연초에 허브 혁신활동가에 진짜 갑작스럽게 지원하게 된거지. 2013년도 4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했지. 난 청년쳑신활동가 1기야. 사실 약간  2013년도 초에 휴학을 엉겁결에 결정하게 되면서 급하게 했지. 그래도 생각 없이?는 아니었고, 고민 없이 '어 재밌겠네 해보고 싶네' 하고 한거지.

 

2012년 표품청에서부터 시작해서, 2013년까지 2년 동안 쭉 민유에 몸을 담은 건데, 지금 민유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은진이가 할 때는 지금보다는 민유가 한참 자라나던(지금도 자라고 있지만 ^^) 시기인데

 자란다기 보단 기획하고 실행을 하는거의 진짜 초기단계. 계획도 그렇고 협동조합도 그렇고. 왜냐면 나 나오고 거의 협동조합 시작된 거니까. 근데 내가 나와서 느끼는 건데, 조합원으로서 민유 활동을 보게되니깐 상근자 활동가랑 조합원은 천지차이구나. 진짜 극단적으로 느꼈던 게, 상근자들은 이 활동을 꿰고 있고 뭘 할 계획이고 조합원들도 다 알고. 근데 조합원이 되니까 민유가 뭘 하는지 잘 모르겠고 월간민유로 그때그때 소식만 들으니까 생각보다 시간내서 회원모임 가는 게 어렵구나. 모르는 조합원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아 내가 상근자 하면서 못챙긴 게 많았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진짜 회원분들이 많이 들어서 알기가 쉽지 않지. 지금 대략 380명?

진짜? 엄청 많이 늘었다!

 

민달팽이유니온 페이지도 좋아요 3천명 돌파 이벤트는 기획만 하고 못했는데 이번에 4천명 돌파 곧 하면 진짜 하려고. 사천 짜파게티 파티 이런거.(웃음) 그럼 이제 은진이가 사는 집 얘기도 좀 해볼까? 너는 집 되게 잘 구해서 사는 편 아니었어?

 아냐아냐. 나는 따져보면 11년도 1학년 땐 송도 기숙사에 1년 살았지, 1학년 여름방학 고모집, 겨울방학 이모집 가서 살았지,12년도엔 친구 자취방에서 잠깐 같이 살다가 경지랑 같이 하숙구해서 살았지, 그리고 겹치게 다른 하숙 구해서 여름에 살았지... 13년도에 민유 일하게 되면서 과도기 때 친구집에서 얹혀 살다가 이 때 자취방 구해서 연희동에서 원룸 살고. 나 잘 산 편 아니야. 진짜 많이 옮겨다녔어. 남도학숙도 중간에 들어갔었고. 남도학숙은 전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와서 친구집에 살고 이번 학기(14년도 2학기)에 갔었는데SH 희망하우징이 돼서 이제 혼자 살게 된 거? 나 이번이 거의 처음 혼자 사는 거지. 연희동 자취할 때는 일이 바빠서 거의 생활이 생활이 아니었으니까. 7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는 일이 없고 보통 주말에도 일이 있으니까.


진짜 그때 일을 많이 했지. 그때가 진짜 민유를 시작하던 시기였잖아

맞아 민유도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고 다 처음이던 그 때 (웃음)

 

래서 은진이 고생만 진짜 많이 했어 라는 이야기도 듣기도 했어

웅 나한테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민유 활동이 어느정도 자리 잡기 전에 일하고, 이제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혀가기도 하고, 막 뜨고 하는데 고생만하고 넌 좀 안그렇냐고(웃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하나도 그렇게 생각 안들어. 지금 하는 사람들이 잘 해서 그렇지. 생각을 해봐 그때 해놔도 지금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데 ㅎㅎ 너무 바빴으니까, 농담으로 '민유 활동을 중점적으로 했던 2013년이 나한테 없었던 해야'라고 하는데 이제 끝나고 생각하니까 애증의 시간이었어. 사람도 얻고.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는 건 그 일을 하면서 나를 진짜 잘 알게됬다는 것? 그게 진짜 고마운 것 같아. 나는 뭘 잘하고 뭘 좀 힘들어하고 어려운지 이런 것들?


그랬구나. 얼마 전에 당시 너와 함께하던 사람들을 만났는데 은진이는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친구라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나네.

지난 몇 년 동안 그렇게 기숙사와 하숙,자취, 향토기숙사... 정말 다양한 종류의 주거를 다 경험해보고 이제 'SH 희망하우징'이라는 공공의 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들어가보니 어때? 희망하우징이면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 안팎인 그거?

응 맞아 SH 희망하우징! 우선 집이 깨끗해. SH에서 도배, 장판 이런거 해놓으니까. 건물 자체도 깨끗하고. 되게 좋아. 1월 말에 이사해서 가구 배치를 바꾸느라고 며칠 고생했지. 책상하고 옷장 밖에 없어서 침대랑 책장을 들여놨어! 근데 옷장을 바꾸느라 빼냈더니 모서리에 조금 곰팡이가 있는거야? 그래서 그냥 혼자 하려다가 엄마랑 통화하면서 말했더니 SH가 임대인이니까 거기 말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SH 전화하니까 이번주에 집을 보고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조치 취해주려고 온대~

 

SH도 니가 방을 보러 다닐 수 있는거야?

 그게 공급되는 매물이 SH에 올라와. 명단에 위치랑 방 평수랑 금액이 써있잖아? 그럼 내가 방을 보고 그 권역에 전화를 걸어. 만약에 강서구 권역 방이면 SH 강서권역에 전화를 걸어서 몇 번 여기 방 보고싶은데 나갔나 확인하고, 있다고 하면 방 보고싶다고 하면 SH에서 그 집 주인 전화번호를 나한테 넘겨줘. 그럼 집주인이랑 시간맞춰서 그 방을 보는거야. 방 보고 맘에 들면 신청하고. 되게 빨라. 서류 준비할 때 좀 번거로워서 그렇지, 서류준비만 하고 조건만 맞으면 그날 바로 계약할 수 있거든? 그날 계약금 걸고, 남은 보증금은 입주하는 날 넣고 이렇게 들어갔어. 원래 조건이 안될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는데 된거야. 나는 소득같은 걸 단순 계산 하니까 좀 틀렸는데 일단 신청해보고 거기서 계산해보니까 돼서 들어갔어. 원래 거기가 방 3개에 3명이 사는 쉐어 하우스이고 두 방에 사람들 살고있다가 내가 들어가는 거고 또 한명은 나간대 이제.

 

집은 어때, 같이 사는 데에 어려움은 없어?

 우선 앞으로 계속 같이 살거니까 하메랑 얘기해봤지. 내가 막 웃으면서 청소 해놨다고 하니까 그 분도 엄청 좋아했어. ‘나중에 치맥이나 같이 해요 제방에 모실게요’ 하면서 인사하고 그랬지. 사람들이 되게 착하고, 되게 좋아.

난 지금 너무 좋아. 난 내가 원래 주거에 예민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민유 하면서 하나 기억나는 말은, 지웅선배가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실태조사를 하는데 항목에 만족도 조사를 하면서 책상이 있냐 없냐를 넣는다는 거야. 그게 만족도 차이가 굉장히 크대. 근데 내가 살아보니까 진짜 그런거야. 침대가 아닌 다른 공간에 앉아서 뭘 할 수 있는 그게 엄청 좋은거야. 독립된 내 공간이 있으면서 쉐어하우스를 하니까 이게 진짜 좋은 것 같아. 나는 쉐어하우스가 너무 좋아. 이번에 SH된거 너무 감사해. 진짜.

내가 막 아기자기하고 이런 성격은 아니지만 방 좀 깔끔하게 꾸며보고 하려고. 커텐도 좀 달고. 방 한쪽 길이가 3m가 좀 넘는데 창문이 2m야. 햇빛이 진짜 잘들어서 아침에 알람말고 햇볕 때문에 깨. 삶의 만족도가 진짜 높아졌어. 지금 내가 아직 청소 못한게 가스렌지랑 냉장고인데, 그건 일단 좀 놔두고 살려고. 그건 살면서 천천히 또 치워야지~


정말 괜찮은 주거 환경에 안착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좋네요. 오늘 민유 상근자로 보는 민유와 회원으로 보는 민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달팽이유니온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진짜 이은진 회원님이 사는 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았네?

마지막으로, 회원의 입장에서 다른 회원분들께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 해주신다면?

음. 당장은 많은 회원분들과 이번 총회에서 좀 많은 얘기를 해보고 싶어! 안건이 있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회원분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얘기를 할까 궁금한 게 많네.

내가 혁신활동가를 하게 된 것도 그렇고, 상근자를 한 것도 그렇고 대단해서 뭐 된게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타이밍이 좋아서, 사람과 시간과 돈과 환경이 맞아서 상근활동을 했던 거라고 생각해. 그 과정들을 거치고 이제 회원이 되니까 이런 말을 하고 싶어. 회원분들에게도 상근자들에게도 ‘우리 조금만 더 해봅시다’라는.

내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해봤더니 지금의 다른 상근자들이 하나 둘 모여주고, 회원&조합원분들이 조금 해봤더니 되는게 그 힘이 모여서 된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민유 일이나 홍보나 많은 면에서. 그래서 진짜 사소한 것들, 가령 월간민유 나오면 읽어보는거, ‘잘봤어요’댓글도 다는 거 이런 것들만 조금 해봐도 뭔가 될 것 같아. 물론 엄청 이상적이라고 생각해. 그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긴데.. 민유 페이스북에 뭐 올라오면 공유하고, 댓글한번 달고, '좋아요' 한번 누르고, 어쩌다 생각나면 그냥 부담없이 연락해서 민유 요새 어떻냐 연락도 해보고 이런 것들을. 나도 잘 못하는 것들이기도 하니까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 해보고 싶네.


민달팽이가 회원들이 모여가면서 커가는 과정들이 신기해 그냥. 협동조합이 되고 실제로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고. 그런 소식들이 타고타고 들려서 새로운 사람들이 자꾸 모이고. 그래서 총회가 더 기대 되는 것 같아.


우리 정말, 조금만 더 해봅시다!





더이상 사족을 달지 않아도 이은진 회원님의 마지막 말로 충분한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무한긍정에너지, 반짝반짝 빛나는 이은진 회원님의 인터뷰 포스팅을 마칩니다 :D

다음 달에도 또 다른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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