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회원은 청년정책네트워크 도시·공간 재생팀의 오짱(오지랖퍼장)님이자 청년의회 관계맺길바람 분과의 의원으로 활동해주신 정연학님입니다. 민달팽이유니온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이고 건강하게 내는 일종의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련의 활동들을 함께 해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만난 민달팽이유니온의 새로운 회원님, 연학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D
한창 취업 준비할 때는 잘 했는데 떨리네요.(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정연학이구요. 올해 살짝 걸쳐있는 29.5살입니다. 건축 설계를 하는 4년차 회사원입니다.
민유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에서?
처음에 청정넷의 시작 격이었던 24시간 캠프의 프로그램 중 민유 부스를 통해 알게되었어요. 처음 알게된 건 그 때?
청정넷 도시·공간 재생팀 오짱(*청정넷 참여자들을 '오지라퍼'라고, 각 팀 장을 '오지랖짱'이라고 부른다)님이시죠? 건축을 전공해서 그 쪽으로 가신 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대학원에서 논문 쓴 게 사실 도시재생 쪽이라서 많이 관심있었어요. 아예 모르는 분야를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 해서 들어갔죠. 마지막까지 주거팀을 갈까 여길 갈까 고민하다가 도시 재생으로 가게 되었어요.
도시·공간 재생팀에서는 어떤 걸 했나요? 예를 들어 제가 있었던 주거팀에서는 '안팎이 안전한 집'이라는 이름으로 '주거안전지표'에 대한 포럼도 하고, '소세지'라고 '소심한 세입자를 지키는 정책'이라는 불균형한 임대차 관계에 대한 캠페인을 했어요.
저희는 서울시의 유휴 공간과 시설들을 쓸 수 있게하자는 작당모의로, 원래는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스터디 카페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를 만들자고 했어요. 그런데 메르스 때문에 거기서는 못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거길 카메라로 스캔을 해서 스캔한 것을 청년청에서 전시했어요. 이제는 했던 것들에 대한 최종 보고서 작업이 남았습니다.
청정넷 활동과 청년의회가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데 어때세요?
본의회 끝나고 나는 시원섭섭함이 컸어요. 우리가 뭔가 하나 했구나 하는 느낌은 드는데 '끝나가구나'도 동시에 드니까 '또 다시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과 허무함이 들죠. 이번에 저는 사람을 되게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같은 팀도, 다른 팀도.
처음 청정넷을 시작할 때, 청정넷을 통해 구현해보고 싶은 게 있었나요?
서울시에 진짜 빈 공간이 많아요. 외국에서는 그런 공간을 실험적이든 영구적이든 다시 가꿔보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게 많이 없으니까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죠. 대학원 다닐 때는 학교가 영주시 도시재생 사업단 중 하나여서 영주시의 도시 재생에 참여해봤어요. 이번엔 다른 참여방식으로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죠.
그럼 그 외에 다른 면이 또 있다면 의회는 어떤 의미였나요?
9월부터 6월말까지 거의 10달을 이걸 했으니까 다른 주제를 선택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예 다른 걸 할 것 같은 팀을 갔는데, 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신기했어요.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할 줄 알고 '관계맺길바람' 분과에 간건데, 결국은 모이려면 어디로 가야해 이런 얘기를 하다보니까 '공간'으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제가 대학 1학년때 배웠던 게 다시금 생각이 났어요. 공간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든 활동하는 것의 바탕이다. '공간없이 사람이 없고 공간은 기억의 기반이 된다' 이걸 새삼 체감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처음에 의회가 열린 게 17,18일이잖아요. 제헌절, 서울 청년 의회, 최초로 청년들이 모여서 자신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정책을 제안 이렇게. 이게 저한테는 굉장히 강하게 의미 부여가 되었어요. 의도한건지 모르지만 날짜 선정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웃음). 참여했던 사람들이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법적 권한을 갖는 의회는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일종의 프로세스를 거쳐 '영향력'을 자임/타임으로 사회에 외치는 것이 시작되었다? 이게 드러난 것이 '서울청년선언'이라는 거고.. 이걸 시작으로 청년들이 서울시를 비롯해서 다른 지자체들로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퍼져나가고, 그럼 나라 전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이게 한번에 금새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요.
돌 하나를 던져서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태동되었다? 내가 이야기해놓고도 오글거리네요 (웃음) 표현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자리가 없었으니까.
집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여태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경험은 어떤게 있나요?
대학오면서 독립을 하게 됐죠. 근데 독립 처음에는 삼촌이랑 같이 아파트 살았으니까, 실질적 독립은 대학교 3학년 때에요. 학교 뒤에 후문에서 자취를 시작했어요. 주택건축법 상으로도 주택이라 가스도 들어오고.(지금 사는 원룸은 법적으로 '근린생활시설'이라 가스가 없고 인덕션으로 요리를 해요) 처음엔 좋았어요. 햇볕도 잘 들어오고. 근데 한 3개월 쯤 있다가 옆 건물을 허물더니 4층으로 올라간거에요. 그러면서 음영이 지고. 그런 환경이 변한거죠.
거기에 2년 살고, 그 사이 학교에 기숙사가 생겨서. 원래 후문쪽에 작은 기숙사가 하나 있긴 했는데 오래된.. 30년대. 또 기숙사 문화가 별로 안좋더라구요. 그런데 기숙사가 새로 생겼다니까 졸업 전에 한번은 가봐야지 하고 들어갔죠. 5학년 1학기 때. 각 과별로, 전공별로 인원배분이 있었어요. 운도 좀 있었고. 성적순으로 하긴 하지만. 부모님 주소등록지 기준으로 얼마 이상 떨어져야하고 이런 게 다 있어서. 기숙사에는 1년 동안 살았어요. 그 이후에는 기숙사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1년 있고. 기숙사가 다 다인실이잖아요. 논문학기 때는 늦게 들어가고 해야하는데 통금도 있고 여러가지로 해서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살았죠. 그낭 기숙사생은 2시까지 들어가야하는데 패턴상 그렇지 못하니까.
민유에서 대학들을 연계해서 하는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에서도 많이 나온 얘기가, 기숙사 운영수칙이나 규칙 이런 것들이었어요.
사실 대학생들이 이미 성인인데, 통금이나 억압적인 수칙 이런게 있는게.. 물론 뭐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이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학교 안에 있으면서 늦게까지 과제하고 그런게 있는데. 일부 사람들때문에 막는 것도 웃긴 것 같고. 자기결정권이 있는데 왜 중고등학교 기숙사처럼 감시를 하고 하는지 그런 생각이 들죠.
하여튼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 자취를 하고 있죠. 신림에서 사당쪽으로 오면서 점점 비싸지는데, 회사가 있는 2호선 라인 중에 적당한 곳을 골라서 지금 낙성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은 주택가 사이에 있는데, 월세 37에 관리비 10만원이에요.
관리비가 10만원이나 나와요?
사실 '관리비를 왜 (이렇게까지 많이) 받지?' 이 생각 때문에 청정넷 때 주거팀에 갈까 고민하던 거였어요.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원룸관리비 관련 연구 한거 아시죠? 10만원 뭐에 쓰는지 정확히 항목 아세요?
전기 빼고 수도세나 인터넷비 등등이 다 관리비에 들어가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10만원씩이나 될까 싶죠. 저는 관리비가 월세 보조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게, 전에는 관리비가 3만원이었어요. 근데 어느날, 원룸도 소득공제에 넣으면서 올라갔어요. 집주인들이 세금 피하려고 월세는 놔두고 관리비를 올린 건가 싶은.. 뻔한거죠. 얼마 전에 집주인이 월세 소득공제 할거냐고 물어보시길래 당연히 했다고 그랬죠.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조금씩 월세를 가시적으로 잡았으니 이제 관리비를 또 잡아야죠.
원룸이 좋은 곳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곳이 많은데. 직접 살기도 하고 직업도 이렇고 하다보니까 보이는 게 많죠. 소방법이나 등등 법상으로 그러면 안되는데 문과 문 사이가 붙어있는다던가, 불법으로 방 쪼갠거라던가 등등. 근데 비전공자라도 보면 다 알 수 있는거에요. 왜냐면 집에서 생활을 하니까, 자기 생활에 비춰보면 알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된 게 좋은 주거인지 자기만의 생각이 있으니까 그것들을 공유하면 공통된 기준이 생기겠죠.
민유 활동을 관심있게 보실 것 같네요 (웃음)
민유는 처음 접하고서부터 관심이 많죠. 홈페이지도 봤고 블로그도 보고있고.. 재밌는 것 같아요. 당사자들이 이렇게 모여서 해결하려고 어떤 단체를 만들고 활동한다고, 또 공감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회원이 되고 이런 것 자체가요. 주거를 이야기하는 여러곳이 있지만, '주거권'을 대변한다기보단 협동조합이 더 강한 느낌? 내가 공동주택, 공유주택에 살기 위해 만든 것들이. 그래서 민달팽이유니온에 관심갖고 있다가 어느날 새로운 리플렛이 나왔다고 위원장님이 보여주길래 제가 '저한텐 왜 (회원가입) 안 권해요?'해서 '들어오실래요?'하고 가입하게 된 거죠.(웃음) 이미 가입한 줄 알았대요 다들.
마지막으로 민유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아는 분이 많지 않아서.. 회원 소모임인 주주클럽이 얼마전엔 집 근처에서 하길래 한 번 나가봤는데 좋더라구요. 자주 만나서 좀 더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제 업무 영역이 '주거'와 조금 관련 있기도 한 만큼 필요할 데가 있으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함께 하면 좋겠어요. 먼 미래에는 민달팽이 엔지니어링, 건축사무소 이렇게!
지금은 '최저'주거기준이 있지만, '적정'주거기준이 나올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정주거'하니까 청정넷 주거팀에서 이야기했던 '안팎이 안전한 집'을 위한 '주거환경지표'가 생각나는데, 그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이달의 회원은 청년정책네트워크 도시·공간 재생팀의 오짱(오지랖퍼장)님이자 청년의회 관계맺길바람 분과의 의원으로 활동해주신 정연학님입니다. 민달팽이유니온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이고 건강하게 내는 일종의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련의 활동들을 함께 해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만난 민달팽이유니온의 새로운 회원님, 연학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D
한창 취업 준비할 때는 잘 했는데 떨리네요.(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정연학이구요. 올해 살짝 걸쳐있는 29.5살입니다. 건축 설계를 하는 4년차 회사원입니다.
민유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에서?
처음에 청정넷의 시작 격이었던 24시간 캠프의 프로그램 중 민유 부스를 통해 알게되었어요. 처음 알게된 건 그 때?
청정넷 도시·공간 재생팀 오짱(*청정넷 참여자들을 '오지라퍼'라고, 각 팀 장을 '오지랖짱'이라고 부른다)님이시죠? 건축을 전공해서 그 쪽으로 가신 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대학원에서 논문 쓴 게 사실 도시재생 쪽이라서 많이 관심있었어요. 아예 모르는 분야를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 해서 들어갔죠. 마지막까지 주거팀을 갈까 여길 갈까 고민하다가 도시 재생으로 가게 되었어요.
도시·공간 재생팀에서는 어떤 걸 했나요? 예를 들어 제가 있었던 주거팀에서는 '안팎이 안전한 집'이라는 이름으로 '주거안전지표'에 대한 포럼도 하고, '소세지'라고 '소심한 세입자를 지키는 정책'이라는 불균형한 임대차 관계에 대한 캠페인을 했어요.
저희는 서울시의 유휴 공간과 시설들을 쓸 수 있게하자는 작당모의로, 원래는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스터디 카페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를 만들자고 했어요. 그런데 메르스 때문에 거기서는 못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거길 카메라로 스캔을 해서 스캔한 것을 청년청에서 전시했어요. 이제는 했던 것들에 대한 최종 보고서 작업이 남았습니다.
청정넷 활동과 청년의회가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데 어때세요?
본의회 끝나고 나는 시원섭섭함이 컸어요. 우리가 뭔가 하나 했구나 하는 느낌은 드는데 '끝나가구나'도 동시에 드니까 '또 다시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과 허무함이 들죠. 이번에 저는 사람을 되게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같은 팀도, 다른 팀도.
처음 청정넷을 시작할 때, 청정넷을 통해 구현해보고 싶은 게 있었나요?
서울시에 진짜 빈 공간이 많아요. 외국에서는 그런 공간을 실험적이든 영구적이든 다시 가꿔보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게 많이 없으니까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죠. 대학원 다닐 때는 학교가 영주시 도시재생 사업단 중 하나여서 영주시의 도시 재생에 참여해봤어요. 이번엔 다른 참여방식으로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죠.
그럼 그 외에 다른 면이 또 있다면 의회는 어떤 의미였나요?
9월부터 6월말까지 거의 10달을 이걸 했으니까 다른 주제를 선택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예 다른 걸 할 것 같은 팀을 갔는데, 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신기했어요.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할 줄 알고 '관계맺길바람' 분과에 간건데, 결국은 모이려면 어디로 가야해 이런 얘기를 하다보니까 '공간'으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제가 대학 1학년때 배웠던 게 다시금 생각이 났어요. 공간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든 활동하는 것의 바탕이다. '공간없이 사람이 없고 공간은 기억의 기반이 된다' 이걸 새삼 체감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처음에 의회가 열린 게 17,18일이잖아요. 제헌절, 서울 청년 의회, 최초로 청년들이 모여서 자신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정책을 제안 이렇게. 이게 저한테는 굉장히 강하게 의미 부여가 되었어요. 의도한건지 모르지만 날짜 선정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웃음). 참여했던 사람들이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법적 권한을 갖는 의회는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일종의 프로세스를 거쳐 '영향력'을 자임/타임으로 사회에 외치는 것이 시작되었다? 이게 드러난 것이 '서울청년선언'이라는 거고.. 이걸 시작으로 청년들이 서울시를 비롯해서 다른 지자체들로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퍼져나가고, 그럼 나라 전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이게 한번에 금새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요.
돌 하나를 던져서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태동되었다? 내가 이야기해놓고도 오글거리네요 (웃음) 표현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자리가 없었으니까.
집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여태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경험은 어떤게 있나요?
대학오면서 독립을 하게 됐죠. 근데 독립 처음에는 삼촌이랑 같이 아파트 살았으니까, 실질적 독립은 대학교 3학년 때에요. 학교 뒤에 후문에서 자취를 시작했어요. 주택건축법 상으로도 주택이라 가스도 들어오고.(지금 사는 원룸은 법적으로 '근린생활시설'이라 가스가 없고 인덕션으로 요리를 해요) 처음엔 좋았어요. 햇볕도 잘 들어오고. 근데 한 3개월 쯤 있다가 옆 건물을 허물더니 4층으로 올라간거에요. 그러면서 음영이 지고. 그런 환경이 변한거죠.
거기에 2년 살고, 그 사이 학교에 기숙사가 생겨서. 원래 후문쪽에 작은 기숙사가 하나 있긴 했는데 오래된.. 30년대. 또 기숙사 문화가 별로 안좋더라구요. 그런데 기숙사가 새로 생겼다니까 졸업 전에 한번은 가봐야지 하고 들어갔죠. 5학년 1학기 때. 각 과별로, 전공별로 인원배분이 있었어요. 운도 좀 있었고. 성적순으로 하긴 하지만. 부모님 주소등록지 기준으로 얼마 이상 떨어져야하고 이런 게 다 있어서. 기숙사에는 1년 동안 살았어요. 그 이후에는 기숙사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1년 있고. 기숙사가 다 다인실이잖아요. 논문학기 때는 늦게 들어가고 해야하는데 통금도 있고 여러가지로 해서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살았죠. 그낭 기숙사생은 2시까지 들어가야하는데 패턴상 그렇지 못하니까.
민유에서 대학들을 연계해서 하는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에서도 많이 나온 얘기가, 기숙사 운영수칙이나 규칙 이런 것들이었어요.
사실 대학생들이 이미 성인인데, 통금이나 억압적인 수칙 이런게 있는게.. 물론 뭐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이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학교 안에 있으면서 늦게까지 과제하고 그런게 있는데. 일부 사람들때문에 막는 것도 웃긴 것 같고. 자기결정권이 있는데 왜 중고등학교 기숙사처럼 감시를 하고 하는지 그런 생각이 들죠.
하여튼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 자취를 하고 있죠. 신림에서 사당쪽으로 오면서 점점 비싸지는데, 회사가 있는 2호선 라인 중에 적당한 곳을 골라서 지금 낙성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은 주택가 사이에 있는데, 월세 37에 관리비 10만원이에요.
관리비가 10만원이나 나와요?
사실 '관리비를 왜 (이렇게까지 많이) 받지?' 이 생각 때문에 청정넷 때 주거팀에 갈까 고민하던 거였어요.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원룸관리비 관련 연구 한거 아시죠? 10만원 뭐에 쓰는지 정확히 항목 아세요?
전기 빼고 수도세나 인터넷비 등등이 다 관리비에 들어가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10만원씩이나 될까 싶죠. 저는 관리비가 월세 보조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게, 전에는 관리비가 3만원이었어요. 근데 어느날, 원룸도 소득공제에 넣으면서 올라갔어요. 집주인들이 세금 피하려고 월세는 놔두고 관리비를 올린 건가 싶은.. 뻔한거죠. 얼마 전에 집주인이 월세 소득공제 할거냐고 물어보시길래 당연히 했다고 그랬죠.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조금씩 월세를 가시적으로 잡았으니 이제 관리비를 또 잡아야죠.
원룸이 좋은 곳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곳이 많은데. 직접 살기도 하고 직업도 이렇고 하다보니까 보이는 게 많죠. 소방법이나 등등 법상으로 그러면 안되는데 문과 문 사이가 붙어있는다던가, 불법으로 방 쪼갠거라던가 등등. 근데 비전공자라도 보면 다 알 수 있는거에요. 왜냐면 집에서 생활을 하니까, 자기 생활에 비춰보면 알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된 게 좋은 주거인지 자기만의 생각이 있으니까 그것들을 공유하면 공통된 기준이 생기겠죠.
민유 활동을 관심있게 보실 것 같네요 (웃음)
민유는 처음 접하고서부터 관심이 많죠. 홈페이지도 봤고 블로그도 보고있고.. 재밌는 것 같아요. 당사자들이 이렇게 모여서 해결하려고 어떤 단체를 만들고 활동한다고, 또 공감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회원이 되고 이런 것 자체가요. 주거를 이야기하는 여러곳이 있지만, '주거권'을 대변한다기보단 협동조합이 더 강한 느낌? 내가 공동주택, 공유주택에 살기 위해 만든 것들이. 그래서 민달팽이유니온에 관심갖고 있다가 어느날 새로운 리플렛이 나왔다고 위원장님이 보여주길래 제가 '저한텐 왜 (회원가입) 안 권해요?'해서 '들어오실래요?'하고 가입하게 된 거죠.(웃음) 이미 가입한 줄 알았대요 다들.
마지막으로 민유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아는 분이 많지 않아서.. 회원 소모임인 주주클럽이 얼마전엔 집 근처에서 하길래 한 번 나가봤는데 좋더라구요. 자주 만나서 좀 더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제 업무 영역이 '주거'와 조금 관련 있기도 한 만큼 필요할 데가 있으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함께 하면 좋겠어요. 먼 미래에는 민달팽이 엔지니어링, 건축사무소 이렇게!
지금은 '최저'주거기준이 있지만, '적정'주거기준이 나올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정주거'하니까 청정넷 주거팀에서 이야기했던 '안팎이 안전한 집'을 위한 '주거환경지표'가 생각나는데, 그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