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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세입자 위한 콘텐츠 이용하면 노동권 침해 기업의 상품을 주겠다는 HUG의 안일함에 대하여

2022-08-31
조회수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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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세입자 위한 콘텐츠 이용하면 노동권 침해 기업의 상품을 주겠다는 HUG의 안일함에 대하여



우리의 삶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민달팽이유니온은 전세사기 유튜브 콘텐츠 경품으로 파리바게뜨 교환권을 내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게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사기 유튜브 콘텐츠를 홍보하는 이벤트 경품으로 ‘파리바게뜨 교환권’을 내걸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놓여 있는 세입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시도는,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회사의 상품을 판매해주는 결정과 함께 불편하고 아이러니한 동행을 하게 됐다. 


민달팽이유니온은 2022년 전세사기 대응 과정에서 HUG의 전세사기 예방 콘텐츠 용역 사업 및 자문에 참여한 바 있다. 동시에, 청년 여성 제빵노동자가 겪은 노동권 침해에 투쟁하는 공동행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당 공동행동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다. 공동행동의 요구안은 다른 노동자들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할 것, 휴식권과 모성보호권을 보장할 것 등 노동자가 응당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022년, 노동자의 휴식권과 사측인 SPC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항하기 위해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을 시작으로 이어진 이 직접 행동은 여러 노동자의 단식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SPC는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이다. 


HUG는 2022년 전세사기 대응에 힘 쏟는 와중에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었던 것 같다. 경품이 파리바게뜨 교환권인 것은 HUG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HUG가 집행하는 사업은 보통 보증금 떼이는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덜어내는 것에 가장 큰 의의가 있으니, 전세사기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알리는 것에 집중하느라 이벤트 경품을 어느 회사 제품으로 하느냐와 같은 결정은 사소한 일이라 치부하고 넘겼을 수도 있다. 


HUG에 묻는다. HUG가 운영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는 과연 어떤 사람의 일상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함이었던가.  이 순간에도 어떤 세입자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집에서 불시에 쫓겨난다. 보증금을 떼이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이사를 종용받는다. 또 누군가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연락 두절된 임대인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른다. 세입자의 보증금, 안전하게 거주할 권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부당한 부동산 관행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매일매일 쌓인다. 여기서 HUG의 역할이란, 이 울분의 몫이 개인이 온전히 감당할 몫이 아니라는 것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함에 있다. 


HUG의 몫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공익을 위해 사업을 집행해야 하는 공기업에서 노동권 분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파리바게뜨 혹은 SPC의 상품을 내거는 일은, 국민으로 하여금 투쟁 현장에서 싸우는 노동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데 동조하도록 만드는 기만행위다. 


우리의 일상은 연결되어 있다. 세입자, 노동자가 자신이 응당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동료 시민은 함께 연대하고 변화를 위해 움직인다. 이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공공의 몫이다. 약자 간의 연대를 훼방 놓는 것은 공공의 몫이 아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 세입자를 힘들게 하는 전세사기 예방책을 홍보하겠다면서 노동자 권리를 침해하는 기업 상품 판매를 돕지 말라.



2022. 08. 31.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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