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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자노트] 서울시장보궐선거 대응 활동 소회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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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에서 응답하라1980이 벌어졌다. 7080년대, 대한민국 지도층들 입장에서 전세계가 우릴 주목해 신이 났었을 그 초고속성장 시대는, 단시간 안에 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원주민들을 내쫓고 아파트를 지어대던 야만과 폭력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 시대 난쟁이가 불평등에 저항하며 쏘아올렸던 작은 공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달에 닿지 못했다. 달에 닿지 못한 수준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쏘아올린 대포와 충돌해 파편으로 흩어지고 만 것만 같다. 


서울 어디선가 여전히 강제철거, 강제퇴거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서울은 너무나 화려한 조명 아래 주식과 투기라는 이름의 대환장 파티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민 여러분 삶의 불안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이고 민간 재개발을 활성화시킴으로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는 그 많은 공약들이 시민 모두를 초대하는 초대장일까. 이미 수십 년간 축적되어왔던 부조리와 불합리가 얽히고 설켜 일궈냈을 쥐어졌을 이 부동산 계급 사회 속에서, 내가 받은 초대는 진정 그들의 구조를 가장 바닥에서 뒷받침 해주라는 노예계약일 뿐 아닌가.


누군가는 공정을, 기회를, 정상화를 말한다. 이미 불평등이 수많은 삶의 토대를 잡아먹고 있는 사회에서, 노동의 가치보다 과거부터 보유해온 자산의 가치를 더 크게 여기는 사회에서 감히 누가 공정을 말하는가. 상위 10%가 이자소득의 91%, 배당소득의 94%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에서 대체 누가 주식을 기회라 말하도록 유도하는가. 가계부채가 GDP를 뛰어넘는 사회에서 다시 돌아올 그 부메랑을 감히 누가 기회의 동앗줄인냥 꾸며대는가. 자산 축적의 기회도 노동의 기회도 세습되고 그사세 안에서의 우아한 상부상조만이 수호받고 있는 사회에서 정상화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가.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토지의 공공성을 헌법에서부터 지켜내고 있는 그 수많은 국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하게 하고 소비하게 하면서, 정작 그 라이프스타일을 가능케 했던 구조와 체제에 대해선 왜 말하지 않고 그저 우리에게 다시금 야만의 시대를 살아가라 말하는가. 이것은 정녕 기만이 아닌가. 


헛헛하다. 시민들이 겪는 삶의 불안들을 해소하기는 커녕, 불안을 먹이 삼아 자라나는 선거공약들이 난무한 이번 보궐선거가 끝났다. 보궐선거라는 이 파티에조차도 나는, 불평등이 조금이라도 더 해소되는 사회를 바라는 나는 초대받지 못했다. 초대받지 못한 파티를 바라보는 마음이 공허할 뿐이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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