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권네트워크는 오늘(8/20) 지난 8월 13일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과 한계를 평가하고, 보완 방안을 제시하는 긴급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에서는 이번 대책을 ▲공급 확대 분야, ▲민간 공급과 금융·세제 분야, ▲전월세 관련 분야로 나누어서 평가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서는 전월세 관련 분야를 평가했습니다. 이번 8.13 대책의 큰 기조도 공급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며, 개발사업 지원은 명확하고, 세입자와 주거약자를 위한 지원은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 자가소유 촉진과 금융 중심 대책으로 세입자 주거안정을 이룰 수 없고, 2) 민간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는 사업자 지원이 세입자에게 까지 흐르기를 기대하는 낙수효과식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으며, 3)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현실성도 떨어질 뿐더러 주거정책의 장기적 방향과도 엇나간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월세 안정을 위해서는 "주거 사다리"라는 소수의 승자만을 남기는 정책이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정말로 보편적인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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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안에서는 정답을 찾을 수 없다
[긴급좌담회] 8·13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과 한계 - 전월세 관련 분야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들어가며
이번 정부 들어서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금융규제 강화와 같은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었다. 최근 들어서도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8.13 공급대책이 이어서 발표되면서 ‘집 값을 잡겠다’는 선언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집으로 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반대만을 탓할 수 없다. 여러 우려들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이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 ‘부동산’ 대책만 존재할 뿐 세입자를 포함해 모든 시민을 위한 ‘주거’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8.13 대책의 큰 기조도 공급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민생을 위해 노동권 보장, 사업장 안전, 사회안전망 확충이 아니라 창업 지원만 반복하는 셈이다. 규제 완화와 금융 팽창으로 인해 다시 확대될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대체로 규제완화와 사업자 지원은 명확하고, 세입자와 주거약자를 위한 지원은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다.
8.13 대책에 수많은 내용이 있다. 그 중에 전월세 관련 분야 내용은 ▲보편형 공공임대 신설,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 신설, ▲공공지원민간임대 강화, ▲임대주택 공급 속도전,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추진, ▲전월세 보증금 대출 확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이 중에 1) 자가주택 구입 촉진 및 금융 확대, 2) 장기민간임대주택 확대, 3) 보편형임대 및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세 꼭지로 이번 대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평가1) 여전히 자가소유 촉진과 금융 중심인 대책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 확대도 우려할 만 하지만 임대차 금융, 특히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보증금 대출 확대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세입자들이 전세매물이 줄어들어서 불만을 느낀다면, 정부의 대책은 한국사회에 재난적인 상황을 불러온 전세대출 확대 대책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다른 민간임대차 정책을 활용해야한다.
정책 보증금 대출이 늘어나면, 확대된 보증금 대출이 전세가와 매매가를 상승시키고 갭투기 자금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를 거치면서 얻은 핵심적인 교훈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최근 보증금 대출과 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금액 산정 기준을 더욱 강화해왔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 포함된 “청년 등 실수요자 핀셋 지원”에 담긴 보증금 대출 확대 대책은 이 교훈에 역행한다.
연이어 발표되는 대책에 세입자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은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를 구입할 시 보금자리론을 대폭 지원하고 향후 아파트를 구입할 시 생애최초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이 정책을 “징검다리 자가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전세에 이어서 비아파트 소유가 자가 아파트라는 “정상적인” 점유형태의 징검다리로 제시되는 셈이다. 민간임대차에서의 세입자 권리 확대, 비아파트의 관리 합리화 등 “1인 가구, 사회초년생”과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부족한 상황을, 비아파트 소유 촉진 정책으로 메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평가2) 민간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라는 낙수효과식 정책
매입임대 확대를 위한 방안도 이번 8.13 대책에 포함되어있지만, 임대주택 공급 대책 중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내용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확대다. 현행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제도는 10년간 운영되는 모델이다. 민간임대주택 건설에 공공의 지원을 받되, 초기임대료와 임대료 상승률 제한을 부여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10년 모델에 더해서 20년 모델을 추가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도입시기부터 지금까지, 10년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일반적인 민간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이 되어버린다는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임대주택 건설 사업으로 인식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용적률 상향과 금융지원 등의 공공지원을 부여하지만, 10년 뒤에 분양전환 등으로 민간사업자가 시세차익을 가져가는, 투기이익에 기대는 사업모델인 것이다.
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이 대표적으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모델을 활용하여 운영되는 임대주택이다. 그러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인 청년안심주택에서조차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여러차례 발생했고, 임대사업자의 갑질과 부족한 관리도 세입자의 불안을 낳았다. 높은 임대료 문제도 자주 지적된다. 공공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는 공공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의무임대기간 10년간의 공공성도 의문으로 남는 상황에서, 20년 모델을 도입하며 새 세입자가 입주하면 그 때의 시세 95%로 조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책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라는 정책을 활용해서 세입자를 민간임대업자의 월세 벌이의 수단이자 시세차익을 실현하기까지 버틸 인내자원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의무임대기간 중에도 새 세입자에게 더 높은 월세를 받게 함에 따라, 임대사업자가 어떤 편법과 위력을 발휘해서 기존 세입자를 퇴거시킬지 우려된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정책을 손본다고 한다면, 영구적으로 부여되는 용적률상향 등 공공지원에 상응하는 영구적인 공공성 확보 방안 마련,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세입자들의 협상권 제도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민간임대사업자의 편의를 강화하는 방식은, 사업자를 지원해서 그 혜택이 세입자에게 까지 흐르기를 기대하는 낙수효과식 발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평가3) 의문이 따르는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구체적인 설계가 발표되지 않은 면이 있기도 하지만, 현실성과 정책의 방향 차원에서 큰 의문이 남는다. 보편형 임대는 공공임대정책의 유형 통합이라는 장기적인 과제에 역행한다. 통합공공임대라는 정책이 다양한 소득계층이 거주하도록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기 위한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충분히 공급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정책도 충분히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른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의도와 설계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최근 서울시와 SH가 재개발임대주택의 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하여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취약계층 가점을 원복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었다.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보편’과 ‘청년’의 이름으로 소중한 사회적인 자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게 해서는 안된다. 소셜믹스가 목표라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합공공임대 정책의 정착과 확산에 애쓸 일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소셜믹스라는 정책목표 보다, SH가 사회적으로 지탄받은 이유와 똑같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소득제한을 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전월세신탁사업은 현실성이 없다.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주 제한적일 것이다. 의미는 매우 희미하지만 의문은 커진다. 우선 의미있는 규모의 참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금을 받아서 그대로 예금 계좌에 넣어두는 극소수 임대인들을 제외하고 참여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4% 이자를 지급하고, 이자는 HUG가 부동산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그러자면 HUG는 보증금을 활용해서 4%를 상회하는 수익을 발생시켜야한다. 그렇다면 전세금으로 조성한 펀드가 투기적이거나 상당한 임대수익을 세입자로부터 수취하는 사업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 정책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의문이다.
결론: 부동산 지표 말고 주거 지표를 핵심으로 삼아야
항상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뿐이다. 세입자 대책의 차원에서 전세사기 예방 대책이 발표된 바가 있으나, 충분하지 않았으며 발표한 입법과제도 달성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집을 둘러싼 담론이 항상 주택을 소유한 사람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이들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건설, 금융, 세제만 논의되는 공론장은 세입자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세입자의 주거난은 심화되고 있다. 재난적인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 뿐만이 아니다. 월세부담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0평 이하 소규모 월세가 평균 70만원을 넘어섰으며, 신축주택인 경우 평균 100만원에 다다른다. 상승세도 가팔라서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상승률보다 소규모 월세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이다. 거주기간도 여전히 짧은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 월세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5년으로 4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집을 권리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미 실패한 “주거 사다리”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세입자로 살고 있는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주거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 수도권의 주택가격에 골몰하는 정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월세, 보증금대출, 구입자금대출 등 주거비 부담이 소득 대비 어느정도나 되는지, 항상 을의 위치에 처하는 전월세 세입자들이 한 집에서 몇 년 정도 거주하고 있는지, 열악한 주거환경을 어느정도 줄이고 있으며, 임대차 분쟁 등 집 때문에 발생하는 억울함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논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난 2020년에 임대차 3법이 통과되었다.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세입자들의 정주권 보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체적인 주거권이 같이 신장되었다. 건설, 금융, 세제로 주택 보유자를 늘리고자 하는 정책은 투기적 이익을 기대하는 심리 등 다양한 이유로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소수의 승자만을 남기는 정책이 아니라, 정말로 보편적인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
주거권네트워크는 오늘(8/20) 지난 8월 13일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과 한계를 평가하고, 보완 방안을 제시하는 긴급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에서는 이번 대책을 ▲공급 확대 분야, ▲민간 공급과 금융·세제 분야, ▲전월세 관련 분야로 나누어서 평가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서는 전월세 관련 분야를 평가했습니다. 이번 8.13 대책의 큰 기조도 공급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며, 개발사업 지원은 명확하고, 세입자와 주거약자를 위한 지원은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 자가소유 촉진과 금융 중심 대책으로 세입자 주거안정을 이룰 수 없고, 2) 민간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는 사업자 지원이 세입자에게 까지 흐르기를 기대하는 낙수효과식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으며, 3)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현실성도 떨어질 뿐더러 주거정책의 장기적 방향과도 엇나간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월세 안정을 위해서는 "주거 사다리"라는 소수의 승자만을 남기는 정책이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정말로 보편적인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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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안에서는 정답을 찾을 수 없다
[긴급좌담회] 8·13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과 한계 - 전월세 관련 분야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들어가며
이번 정부 들어서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금융규제 강화와 같은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었다. 최근 들어서도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8.13 공급대책이 이어서 발표되면서 ‘집 값을 잡겠다’는 선언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집으로 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반대만을 탓할 수 없다. 여러 우려들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이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 ‘부동산’ 대책만 존재할 뿐 세입자를 포함해 모든 시민을 위한 ‘주거’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8.13 대책의 큰 기조도 공급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민생을 위해 노동권 보장, 사업장 안전, 사회안전망 확충이 아니라 창업 지원만 반복하는 셈이다. 규제 완화와 금융 팽창으로 인해 다시 확대될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대체로 규제완화와 사업자 지원은 명확하고, 세입자와 주거약자를 위한 지원은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다.
8.13 대책에 수많은 내용이 있다. 그 중에 전월세 관련 분야 내용은 ▲보편형 공공임대 신설,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 신설, ▲공공지원민간임대 강화, ▲임대주택 공급 속도전,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추진, ▲전월세 보증금 대출 확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이 중에 1) 자가주택 구입 촉진 및 금융 확대, 2) 장기민간임대주택 확대, 3) 보편형임대 및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세 꼭지로 이번 대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평가1) 여전히 자가소유 촉진과 금융 중심인 대책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 확대도 우려할 만 하지만 임대차 금융, 특히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보증금 대출 확대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세입자들이 전세매물이 줄어들어서 불만을 느낀다면, 정부의 대책은 한국사회에 재난적인 상황을 불러온 전세대출 확대 대책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다른 민간임대차 정책을 활용해야한다.
정책 보증금 대출이 늘어나면, 확대된 보증금 대출이 전세가와 매매가를 상승시키고 갭투기 자금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를 거치면서 얻은 핵심적인 교훈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최근 보증금 대출과 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금액 산정 기준을 더욱 강화해왔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 포함된 “청년 등 실수요자 핀셋 지원”에 담긴 보증금 대출 확대 대책은 이 교훈에 역행한다.
연이어 발표되는 대책에 세입자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은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를 구입할 시 보금자리론을 대폭 지원하고 향후 아파트를 구입할 시 생애최초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이 정책을 “징검다리 자가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전세에 이어서 비아파트 소유가 자가 아파트라는 “정상적인” 점유형태의 징검다리로 제시되는 셈이다. 민간임대차에서의 세입자 권리 확대, 비아파트의 관리 합리화 등 “1인 가구, 사회초년생”과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부족한 상황을, 비아파트 소유 촉진 정책으로 메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평가2) 민간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라는 낙수효과식 정책
매입임대 확대를 위한 방안도 이번 8.13 대책에 포함되어있지만, 임대주택 공급 대책 중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내용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확대다. 현행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제도는 10년간 운영되는 모델이다. 민간임대주택 건설에 공공의 지원을 받되, 초기임대료와 임대료 상승률 제한을 부여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10년 모델에 더해서 20년 모델을 추가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도입시기부터 지금까지, 10년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일반적인 민간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이 되어버린다는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임대주택 건설 사업으로 인식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용적률 상향과 금융지원 등의 공공지원을 부여하지만, 10년 뒤에 분양전환 등으로 민간사업자가 시세차익을 가져가는, 투기이익에 기대는 사업모델인 것이다.
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이 대표적으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모델을 활용하여 운영되는 임대주택이다. 그러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인 청년안심주택에서조차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여러차례 발생했고, 임대사업자의 갑질과 부족한 관리도 세입자의 불안을 낳았다. 높은 임대료 문제도 자주 지적된다. 공공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는 공공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의무임대기간 10년간의 공공성도 의문으로 남는 상황에서, 20년 모델을 도입하며 새 세입자가 입주하면 그 때의 시세 95%로 조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책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라는 정책을 활용해서 세입자를 민간임대업자의 월세 벌이의 수단이자 시세차익을 실현하기까지 버틸 인내자원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의무임대기간 중에도 새 세입자에게 더 높은 월세를 받게 함에 따라, 임대사업자가 어떤 편법과 위력을 발휘해서 기존 세입자를 퇴거시킬지 우려된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정책을 손본다고 한다면, 영구적으로 부여되는 용적률상향 등 공공지원에 상응하는 영구적인 공공성 확보 방안 마련,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세입자들의 협상권 제도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민간임대사업자의 편의를 강화하는 방식은, 사업자를 지원해서 그 혜택이 세입자에게 까지 흐르기를 기대하는 낙수효과식 발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평가3) 의문이 따르는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보편형 임대’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구체적인 설계가 발표되지 않은 면이 있기도 하지만, 현실성과 정책의 방향 차원에서 큰 의문이 남는다. 보편형 임대는 공공임대정책의 유형 통합이라는 장기적인 과제에 역행한다. 통합공공임대라는 정책이 다양한 소득계층이 거주하도록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기 위한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충분히 공급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정책도 충분히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른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의도와 설계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최근 서울시와 SH가 재개발임대주택의 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하여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취약계층 가점을 원복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었다.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보편’과 ‘청년’의 이름으로 소중한 사회적인 자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게 해서는 안된다. 소셜믹스가 목표라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합공공임대 정책의 정착과 확산에 애쓸 일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소셜믹스라는 정책목표 보다, SH가 사회적으로 지탄받은 이유와 똑같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소득제한을 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전월세신탁사업은 현실성이 없다.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주 제한적일 것이다. 의미는 매우 희미하지만 의문은 커진다. 우선 의미있는 규모의 참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금을 받아서 그대로 예금 계좌에 넣어두는 극소수 임대인들을 제외하고 참여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4% 이자를 지급하고, 이자는 HUG가 부동산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그러자면 HUG는 보증금을 활용해서 4%를 상회하는 수익을 발생시켜야한다. 그렇다면 전세금으로 조성한 펀드가 투기적이거나 상당한 임대수익을 세입자로부터 수취하는 사업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 정책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의문이다.
결론: 부동산 지표 말고 주거 지표를 핵심으로 삼아야
항상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뿐이다. 세입자 대책의 차원에서 전세사기 예방 대책이 발표된 바가 있으나, 충분하지 않았으며 발표한 입법과제도 달성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집을 둘러싼 담론이 항상 주택을 소유한 사람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이들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건설, 금융, 세제만 논의되는 공론장은 세입자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세입자의 주거난은 심화되고 있다. 재난적인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 뿐만이 아니다. 월세부담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0평 이하 소규모 월세가 평균 70만원을 넘어섰으며, 신축주택인 경우 평균 100만원에 다다른다. 상승세도 가팔라서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상승률보다 소규모 월세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이다. 거주기간도 여전히 짧은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 월세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5년으로 4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집을 권리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미 실패한 “주거 사다리”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세입자로 살고 있는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주거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 수도권의 주택가격에 골몰하는 정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월세, 보증금대출, 구입자금대출 등 주거비 부담이 소득 대비 어느정도나 되는지, 항상 을의 위치에 처하는 전월세 세입자들이 한 집에서 몇 년 정도 거주하고 있는지, 열악한 주거환경을 어느정도 줄이고 있으며, 임대차 분쟁 등 집 때문에 발생하는 억울함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논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난 2020년에 임대차 3법이 통과되었다.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세입자들의 정주권 보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체적인 주거권이 같이 신장되었다. 건설, 금융, 세제로 주택 보유자를 늘리고자 하는 정책은 투기적 이익을 기대하는 심리 등 다양한 이유로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소수의 승자만을 남기는 정책이 아니라, 정말로 보편적인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