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권리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과 제도 개선, 청년주택 님비 반대 등의 활동을 진행합니다

[활동보고] 조직개선위원회 활동에 대하여

2020-02-09
조회수 2961

민달팽이 회원·조합원분들 안녕하세요. 조직개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원 황지성입니다. 아마 최근 민달팽이를 알게 된 분들은 조직개선위원회라는 이름이 낯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민달팽이를 알고 지낸 분들도 그럴 수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 조직개선위원회의 활동과 저희 이야기를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조직개선위원회는 2018년 민달팽이 총회에서 2017년 고충위원회*에서 작성한 권고안의 내용중 성찰과 회복을 위한 고충처리위원회 활동 백서를 작성하고, 민달팽이 평등문화약속문을 마련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과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공동으로 승인받은 위원회입니다. 이후 이 내용에 동의한 회원·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2018년 5월 8일부터 조직개선위원회 활동이 시작되었고, 벌써 햇수로도 3년이나 지났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활동이 지지부진하다고 느낀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맞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다루는 사안에서 비롯된 고통이나 부족한 개인 시간 때문에 활동 그 자체가 순탄치 않았다고 변명하고 싶긴 합니다. 사실 저희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고충처리위원회는 2017년 민달팽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민달팽이 조직 내에 쌓여 있던 문제를 조사하고 규명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 운영위원회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회 구성원으로 구성되었던 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아직까지도 이 활동을 붙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충처리위원회에서 다뤘던 자료 대부분을 정리하는, 저희가 세웠던 첫 번째 목표를 드디어 달성했습니다. 2016~2017년 민달팽이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해 과거 민달팽이에서 있었던 여러 문제들을 좀 더 정확히 바라보기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한 것입니다. 아직도 더 많은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요. 하지만 첫 번째 목표가 마무리된 이 시점에서 조직개선위원회가 어떤 생각으로 이 활동을 지속해왔는지를 민달팽이 회원·조합원분들께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당시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해 상처입은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저희는 사건에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결국 그 누구 하나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사건의 당사자들에게 관심을 가지자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모두의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대신 저희는 민달팽이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간 민달팽이의 활동처럼 민달팽이가 우리들의 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집은 단순히 공간만이 아닙니다. 집에서 우리는 정서적·신체적으로 안전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슬프게도 우리는 어느샌가 이 사회가 우리에게 그렇게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민달팽이는 그런 우리에게 안전이라는 감각을 다시 일깨워준 곳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시 사건은 당연히 충격적이었고, 몇몇 회원·조합원들은 그 감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바로 그 연장선에서 저희는 당시 벌어졌던 사건을 잘 기록하고 논의하려고 하고, 앞으로 새롭게 만나게 될 회원·조합원들까지 민달팽이가 안전한 집이라는 느낌을 함께 가져가려고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지내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렇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마주하고 해결하는지의 문제겠지요. 많은 분들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지만,  저희는 그간의 시간이 좌절로 끝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 안의 잘못된 태도를 반성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희에게 이 활동은 민달팽이 안에서 그 믿음을 되살리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믿음이 민달팽이 회원·조합원들 안에 다시 자리 잡게 된다면, 민달팽이는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안식처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생각으로 이 활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분명 하고 싶은 말들이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올해 상반기에 더 잘 준비해서 하반기에는 회원·조합원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전까지 충분히 민달팽이를 경험하시고 그때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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