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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정책과 공공성 간담회> 후기 : 청년과 공공성은 함께 갈 수 있는가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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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5일 금요일, 민달팽이유니온은 주거권 관련 단체들과 함께 임대주택정책과 공공성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그 배경은 몇 달 전 “빈민주택”이라는 네이밍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온 역세권 2030 청년주택 논란을 되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간담회의 이름을 청년주택 공공성이 아닌 <임대주택정책과 공공성>으로 지은 이유는, 청년주택 문제의 핵심이 곧 임대주택정책 내 공공성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장 민유가 취해야 할 입장, 타 단체들이 취하고 있는 입장, 그리고 그 입장들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를 시민사회 차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었다. 

WARNING : 이 후기는 주거권에 관심을 갖게 된 지 30일밖에 안 된 사람의 것이므로 색안경을 끼셔도 좋습니다.


청년주택의 정체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의 정체는 무엇일까. 서울시 주장에 따르면, 자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청년층에게 역세권에 위치한, 최소 8년 동안 상승률이 최대 5%인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마련해준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은 결국 흔히 ‘뉴스테이법’이라 불리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기반으로 마련된 사업이다. 

  이 말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뉴스테이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두었던 초기 뉴스테이의 공공성을 확대하여 기존의 한계를 개선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거듭나겠다 약속했다. 그러나 이 확대 방안이라 함은 기존의 임대료를 시세의 9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었다. 조금 더 보태어, 입주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우선 선정하고 그 중에서 청년, 신혼부부, 노인 등의 계층에게 시세의 85% 이하로 전체 물량의 20%를 공급하기로 하였다. 역세권 청년주택 또한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구성된 사업이다. 다만 청년주택의 경우 용적률 제한을 풀어줌으로써 민간사업자들이 들어오기 유리한 조건을 마련한다. 결국 아무리 말을 다듬어도, 청년 2030은 용적률을 풀어 기업의 수익률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재정을 지출하지 않고자 하는 지자체와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업이다. 


니들 눈에는 그게 공공성인가요?

  문제는 그 이해관계가 곧 정책 대상의 한계를 만든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공기관의 지출을 보호하고 민간사업자의 손을 빌리는 식의 공급 정책을 유지한다면, 다시 말해 시장 원리에 입각해 정책을 만든다면 자연히 임대료 제한은 일정 정도 이상으로 시행하지 못한다. 높은 보증금과 월 임대료로 인해 결국 역세권청년주택의 주요 타겟층은 민유와 한국도시연구소 등이 꾸준히 언급해온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년들”이 아닌,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되는 단계에 들어서거나 막대한 보증금을 가족에게서 지원받을 수 있는, 소위 말해 “중산층으로 가는 경로를 밟기 시작한 청년들”이 된다. 우선적으로 지원 대상이 되어야 할 계층이 배제되고 마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개선 방향을 공공성의 확대라고 볼 수 있는가? 여전히 분양전환의 시점은 8년으로 동일하고, 보증금은 몇천이다. 박근혜표 행복주택의 임대료가 시세의 60-70이었는데, 실질적 취약계층인 “청년”의 이름을 붙인 역세권 주택은 시세의 60-80이다. 단순히 소형주택에게 불리한 임대차 시장 구조를 탓해서 될 일이 아니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 공공성 확대가 목적이라면 그 구조 자체를 전환할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청년이라는 이름만 사용한다고 해서 공공성이 확보되는 건 아니다.


유서깊은 개무시

  사실 이처럼 시민사회가 요구해 온 내용과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절대 처음이 아니다. 토론회 내내 제기되었던 문제 또한 정책의 타겟 계층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시와 중앙정부에 문제제기하고 요구한 내용과 실질적인 아웃풋으로 나온 정책이 실로 다른 방향을 가진다. 주거정책 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신혼부부 포션의 확대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사회구조는 정상가족에 집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정책마저 대놓고 신혼부부에게 혜택을 쏟으니 요즘 2-30대 사이에서는 “계약결혼할까?” 라는 말이 농담처럼 쓰인다. 비혼을 추구하는 사람들조차 서러워서 비혼으로 못살겠다는 말을 한다. 이런 현실을 두고,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발제문의 통계자료를 통해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이 해결책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음은 최은영 소장의 발언이다.


“주거정책이 왜 자꾸 신혼부부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통계를 보면 신혼부부 저소득층은 거의 없습니다. 신혼부부 계층은 결혼 7년 후를 보면 자가 점유율이 평균보다 높습니다. 통계상 밝혀진 수치입니다. 오히려 서울의 주택문제는 거의 청년문제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2016년 민유와 대학생 주거실태조사를 하면서 열명 중 2명은 부모로부터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정책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빼놓고 신혼부부 중심의 정책만을 내놓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출산율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신혼부부에게 혜택을 주는 것 같은데 이 둘의 인과관계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 사회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민달팽이의 미래

  수많은 쟁점이 존재했던 탓에 간담회는 공공성의 조건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한 채로 끝이 났다. 그것이 아니라도 예의상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달라. 아무튼 그렇다면 여기서 민달팽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역세권 2030은 분명 뉴스테이 기조에서 만들어진 사업이다. 그러나 청년이라는 이름을 달고 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시도했다는 면에서, 청년 당사자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민유가 놓치기 힘든 사업인 것도 분명하다. 간담회와 운영위를 거치며 수차례의 토론과 고민을 나눈 끝에 민유는 생각을 전환해보았다. 역세권 2030에 대한 찬반으로 입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준에 따라 입장을 제시하기로 하였다. 현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에 대해서는 단체가 생각하기에 공공성을 확대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조건을 요구하였고, 동시에 공공지원형 임대주택이 아닌 공공임대주택에서 청년층의 포션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였다. (세부 사항은 첨부파일 참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민유가 가져야 할 거시적 관점이다. 우리가 마주칠 문제는 수많을 것이고 그 상황들을 매번 임기응변으로 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익률과 사업성을 고려해야만 하는 지자체 혹은 정부와 달리 시민사회에 있는 민유는 보다 운동성 있는 관점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민간과 결탁해 줄타기를 하는 시장친화적 정책으로는 한국의 지긋지긋한 부동산 문제를 끝낼 수 없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뿌리깊게 공고히 존재하는 소유권 중심의 법 원리를 개혁하고 토지공개념을 명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입자 연대가 유의미한 차원에서 꾸려져야 하고 그것이 보다 계급적인 의미를 띌 수 있어야 한다. 민유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보다 자세하고 실효성 있는 제안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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