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권리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과 제도 개선, 청년주택 님비 반대 등의 활동을 진행합니다

[활동보고] 서유럽 주거도시 민생기행1: 베를린세입자협회(Berliner mieterverein), 베를린시립주택공사(WBM), 에버트재단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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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여러분! 2/20~3/6까지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상근자들은 유럽의 주거권 현장을 탐방하는 서유럽 주거도시 민생기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민달팽이들을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국도시연구소, 참여연대 등에서 참여하였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을 회원, 조합원 여러분에게 공유드립니다.



베를린 : 2/24(월)~2/25(화)


베를린세입자협회(Berliner mieterverein)


베를린세입자협회 개요

기행단은 2/24(월) 베를린세입자협회에 방문하여 세바스티안 바테스(변호사, 협회 대표) 대표의 발제와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베를린세입자협회(이하 협회)는 1888년 시작되어 현재는 독일에서 가장 큰 세입자협회입니다. 이는 베를린이 수도가 되면서 노동자 유입이 늘어났고 또 베를린 인구의 85%가 세입자이기 때문입니다(독일 전체 세입자 비율은 55%). 협회에서는 베를린 전체에 10개의 주거상담소를 운영하여 회원과 시민들은 가까운 상담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거상담소에서 충분한 상담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대표부 사무소로 요청하여 추가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협회에는 총 18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그 중 20명은 상근 변호사입니다. 이들 변호사들은 세입자가 임대인으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했을 때 법률서비스와 소송을 제공합니다. 회원은 최근 몇 년간 더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2019년에는 4%나 증가하였고 때문에 협회에서는 현재 회원수가 너무 늘어나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일의 주거상황

독일의 주거에 관한 법률은 기본적으로 임대료 인상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는 세입자 보호의 원칙이 강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임대인이 임대료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다양한 꼼수를 부리면서 실질적으로 법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임대인은 필요에 따라 가족이 이 집에 살 것이라며(독일 민법상 임대차계약 해지가능 사유의 하나) 세입자를 내보내는 경우도 많고, 주택의 환경이 좋지 않은 집을 세놓는 경우도 다수 있고, 이전 세입자가 이사하고 나서 난방을 확충하거나 정원을 예쁘게 꾸미는 리모델링을 해서 임대료를 높여 받는 경우(독일 민법상 임대료 인상제한 규제의 예외 사유의 하나)도 많습니다. 리모델링 문제와 관련해서 임대인들이 임대료의 평균 8%를 투자한 후 임대료를 급증시키고 있는데 2019년 60m2에 400유로인 집이 한달 사이에 800유로로 임대료가 올라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독일에서는 비슷한 주거환경의 주택들을 기준으로 매겨진 차임일람표 상 임대료의 10%까지만 초과하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데 관례적으로 이전 세입자가 그보다 더 많이 지불했다며 새로운 세입자가 법을 어기는 임대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현재 연정내각인 기민당과 사민당이 임대료 정책에서는 서로 이견이 강해 문제가 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베를린 임대료동결법 통과

저희가 협회를 방문한 2/24은 베를린시의회에서 베를린시의 5년 간 임대료를 동결시키는 법을 통과시킨 후 그 효력이 발생한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협회는 이것을 시작으로 독일 전체의 임대료를 동결시키는 확산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임대료 인하까지 달성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대료동결법 역시 몇가지 문제점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주택은 2014년 이전에 건설된 주택에 한정됩니다. 베를린 전체 주택의 80%를 넘는 집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2014년 이후 건설된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료동결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서는 한계일 것입니다.

또, 앞서 언급되었듯이 베를린에서만 임대료가 동결된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베를린 임대료동결법 이전에 스위스와 스웨덴(스톡홀롬)에서 임대료동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베를린 뿐만 아니라 뮌헨,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와 같이 임대료가 높은 지역들이 많은데 아직 이들 지역에서는 임대료동결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임대료동결법 시행 이후 법적, 정치적 문제도 있는 상황입니다. 임대인들이 이 임대료로는 하자수선을 할 수 없다며 수리공을 안 보내주고 세입자에게 알아서 하라며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소송을 하거나 아니면 자비를 부담해 하자수선을 해야 하는 것인데 협회는 이에 대한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협회 차원에서는 임대인이 계속 질 나쁜 집에 대한 수선을 방치할 것이라면 최소한 임대료라도 내려야 형평성에 맞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사회주택(Social housing)

*유럽의 경우 ‘사회주택’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과 사회주택(민간공급) 모두를 포함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읽다 보면 사회주택의 내용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사항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이는 그러한 단어 사용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로 생각됩니다.

사회주택의 경우도 공급이 부족해 문제되고 있다고 합니다. 베를린에서만 100만 가구가 더 필요합니다. 베를린에는 사유지가 많은데 토지주들은 땅을 안 팔거나 비싸게 팔려 합니다. 사회주택의 운영을 위해서는 800~900유로/m2 정도의 지가가 적합한데 베를린의 시세는 2000~3000유로/m2에 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비싼 지가를 부담하고 사회주택을 공급하다보니 역으로 민간임대주택보다 비싼 사회주택이 되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베를린은 독일연방정부의 수도인 동시에 독일 16개 주 중 한 주의 주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예산이 투여되어야 하는 사업이 많고 그에 따라 사회주택을 지을 예산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도 합니다. 독일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세입자 비율이 훨씬 높은데(독일: 55%, 남유럽: 20~30%) 그만큼 학생, 난민, 이민자와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이 필요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큰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베를린시가 출자한 6개 주택공사에서 사회주택을 더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민간임대주택에 비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고 민주적 절차 운영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주택협동조합도 많이 있습니다. 또, 저소득층이 증명을 받으면 그에 따라 임대료 보조를 해주는 지원 역시 있습니다. 이런 점들은 베를린의 주거현실에서 희망적인 사항들이라고 할 것입니다.


질의응답

*질의응답은 순차통역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질문에 답변을 준 세바스티안 바테스 대표가 질문을 잘못 전달받거나 잘못 이해하고 답변을 준 경우도 있습니다. 글을 읽을 때 참고바랍니다.

협회의 구성원은 변호사와 어떤 직군으로 구성되나요? 세입자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활동을 어떤 것들을 하고 있나요? 1년에 1인당 회비가 100유로 밖에 되지 않는데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협회의 구성원에는 20명의 상근 변호사와 개인 변호사를 하면서 협력하는 변호사들 다수, 협회가 채용해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재원과 관련해서는 월 10유로의 회비를 받습니다. 회원이 아닌 시민이 주거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시간당 40유로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베를린시에서 보조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시에 등록된 시민단체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재원은 없고 국가와 시로부터도 보조금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회원이 8,000명에 이르다 보니 재원문제가 크지 않고 따로 기부금도 받지 않습니다. 회원수가 많아서 유지가 가능합니다.


베를린 외 지역에는 세입자협회가 없나요? 독일에서 협회가 잘 조직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도이체보넨 몰수운동과 같은 대중운동이 회원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다른 도시들에도 협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고 회원수도 적은 편입니다.

저희 협회는 2년마다 임대료가 얼마나 오르고 있는지 홍보하고 있고, 이것이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는 세입자들의 현실 체감과 맞물리면서 회원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대료가 오르는 만큼 세입자들은 보호를 필요로 하여 자연스럽게 회원수가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역사적으로 임대료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사건에는 68혁명이 있습니다. 서독은 당시 경제성장과 함께 빈민증가하면서 68혁명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 통일 이후에는 주택공급이 부족해 문제되었습니다. 2019년 3/28 학생들이 사는 작은 도시들에서도 임대료 시위가 다수 있었는데 작은 도시들임에도 1만명 정도씩의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런 참여가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정부법인 임대료동결법의 힘이 놀랍습니다. 이 법이 연방법인 민법보다 앞선 힘을 가지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쟁점이 있고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과는 정치체제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독일은 철저한 지방분권이라 가능합니다. 물론 연방법에도 3년 동안 15%까지만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다고 규정하는 것 같은 임대료 관련 규정들이 있습니다. 지방정부법인 임대료동결법도 이 범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법은 영구적인 게 아니라 ‘5년’이라는 기한이 정해진 것으로 연방법을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베를린시의 야당인 기민당(연방정부 여당)에서 위헌 제소를 하여 1~2년 정도 재판이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에서도 지방정부가 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연방법에 의거해 지방정부로서 주거권을 보장하는 법률이 임대료동결법이라고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28 주거행동의 날 시위가 인상적입니다. 이를 위해 주택과 도시에 대한 유럽행동연합을 결성했다고도 들었습니다. 협회는 여기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요? 또, 어떤 국가와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그리고 임대료동결법 제정까지 협회가 진행한 로비와 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3/28 시위는 베를린을 비롯한 전국의 동시다발 시위일 것입니다. 아주 큰 운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대료동결법과 관련해서는 일단 협회 뿐만 아니라 베를린의 다른 세입자협회들(베를린에는 3개의 세입자협회가 있다고 합니다)과도 협력해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협회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토론과 논의를 지속해왔습니다. 특히, 세입자는 임대료를 낮추자고 주장하고 임대인은 이에 반대하는 복싱 같은 토론들도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노력들의 끝에 이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임대료를 규제를 하려고 하면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갑자기 올릴 것이다, 주택공급이 줄어들 것이다는 반대논리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임대료동결법의 입법과정에서는 이런 논의는 없었나요?

독일의 임대사업은 대다수가 회사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몇몇 회사들이 다량의 주택을 소유하고 임대업을 하는 것이지요. 1,000채, 3,000채 주택을 보유한 회사가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1~2채의 주택을 보유한 임대인의 경우 뭉쳐서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독일에는 주택협동조합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임대료를 올릴 동기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임대료를 올리는 반발은 없었습니다.

공급문제와 관련해서는 독일은 주택의 건축속도가 빠르지 않고 고층건물도 거의 없습니다. 주택협동조합도 새로운 집을 짓지는 않습니다. 신축건물 자체가 적고, 임대료동결법의 적용을 받는 주택도 2014년 이전에 지어진 집으로 한정되기도 하여 임대료 동결 때문에 공급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독일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세입자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이 중 이주민, 난민 등을 제외한 독일인 세입자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정확히 알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15년에 베를린에 난민이 1~6만 정도가 유입되었는데 난민은 난민집단거주시설로 가면 세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파악이 어렵습니다. 또, 이주민의 경우 EU 통합으로 EU 내 국가에서 비자없이 이주해오는 이주민들에 대한 통계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얼핏 알고 있기로는 10~15%가 아시아, 아프리카 이주민이라고 합니다.


협회가 운영하는 사회주택이 있나요? 건축가 그룹과는 파트너로서 어떤 관계를 가지나요?

베를린에 있는 세입자협회들에서 사회주택을 운영하는 것이 없습니다. 협회에서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가 그룹과의 협력보다는 정치적으로 시의원, 시담당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주택을 소유하는 사람과 운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현재 시에서 사회주택 공급을 주도하면서 6개 주택공사에 임대사업을 용역주고 있습니다. 지난 10~20년간 베를린시에서는 시의 주택을 민간에 값싸게 팔았었습니다. 그걸 최근에 와서 다시 사들이고 있는데 그 가격이 불하할 때의 2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미친 것입니다. 시에서는 2~3년동안 15,000가구의 사회주택을 매입했습니다. 민간에서도 이런 시를 대상으로 여러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입사업자가 대규모 주택을 지으면 30%는 사회주택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이걸 이용해 시에 비싼 값에 30%의 주택을 팔고 있는 것입니다.


베를린의 표준임대료 제작시 임대인단체, 세입자단체, 시에서 관여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때 협회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세입자와 임대인의 입장이 다를 때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중재전문가를 초빙하거나 우리가 그 역할을 맡아 이야기를 듣고 조정을 합니다.


베를린의 3개 세입자협회에 가입한 세입자 규모와 베를린세입자협회 가입자 수는 어떻게 되나요?

전체 세입자의 5~6% 정도가 협회에 가입해 있습니다.

독일은 각 대도시에서 임대차 안정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굉장히 중앙집권적이고 서울에 집중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임대차 안정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아니면 대도시에만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에서도 의견이 다른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기행단에서 다시 서울의 세입자가 55%, 전국의 세입자가 45% 수준임을 설명해줌) 하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다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거는 빵이나 비행기 같은 상품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입니다. 이런 생각과 철학 위에서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이런 생각 위에서 한단계씩 해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가 세입자협회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 입장에서 서비스를 받기도 좋아 세입자협회가 부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법률적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있어 세입자들이 안심하고 저희에게 온다고 생각합니다.

 
 

 

베를린시립주택공사(WBM; Wohnungsbaugesellschaft Berlin-Mitte mbH)


베를린시립주택공사 개요

기행단은 2/24(월) 베를린시립주택공사(이하 WBM)을 방문하여 크리스토퍼 랑(공사 홍보담당)과 예스텐더 하인(공사 법률전문가)의 발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WBM은 베를린 중심부의 주택도시공사입니다. 현재 공사는 31,000가구와 285개의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WBM은 구동독시절 공공주택을 분배하는 기능으로 건립되어 현재는 사회주택 공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공사 자체에서 1,400여채의 집을 더 건설할 계획이고 내년에는 10,000채 정도의 주택을 더 소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주거상황

베를린은 2017년 300만 인구에서 2030년 400만 인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입니다. 매년인 증가폭이 5~6만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8~2009년까지만 해도 베를린의 주택문제는 지금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2013~2014 즈음부터 인구가 폭증하고 주택공급은 이를 못 따라가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임대료가 주택매매가도 함께 폭등하고 있습니다. 2019년 베를린 시내중심가의 임대료는 11유로/m2에 달했고 주택매매가는 3,650유로/m2에 달했습니다.

독일 민법 §§535ff는 임차인(세입자)의 주택손상, 임차인이 큰 문제를 일으킬 경우, 임대인 혹은 그 가족이 그 집에 거주하려고 하는 경우 등의 예외사항 외에는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세입자만 언제든지 몇 개월 전까지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또, 3년 간 최대 15%까지만 임대료를 인상하는 것이 가능하고 베를린 임대료동결법 시행 후에는 최초 임대료 계약으로부터 더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습니다. 이밖에도 임대차계약 조건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하면 임대료를 인하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베를린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법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임대인이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리며 법이 유명무실해진 것입니다.


주택공사의 역할

베를린에는 시가 출자한 주택공사가 WBM을 비롯해 6개 있습니다. 현재 모든 공사들을 합쳐 340,000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베를린 전체주택의 19%입니다. 주택공사의 임대주택들은 임대료동결법 시행 이전부터 민간임대사업자들의 주택보다 임대료가 낮았고 WBM은 이를 더 낮춰가려고 한다고 합니다. WBM은 지난 4년 간 연간 2%의 임대료 상승을 유지해왔고 이를 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비용도 6%를 넘지 않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WBM은 사회주택 보조를 통해 임대료를 낮추는 역할을 해왔고 최대 1.3%까지만 임대료를 인상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사업 수행 중입니다.

또, 독일에는 저소득층이 저소득층임을 인증받는 WBS라는 제도가 있는데 주택을 새로 임대놓을 때 65%는 WBS를 위한 주택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런 저소득층들이 필요로 하는 임대료 대출상담업무도 WBM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이 일자리소개소에서 증명을 받으면 거기에 따른 임대료 지원도 합니다. 억울하게 집에서 빨리 나와야 하는 세입자들에 대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노숙자 문제가 심각해 노숙자에게 저렴하고 괜찮은 집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임대료동결법

임대료동결법이 적용되는 집은 2014년 이전에 건설된 집으로 베를린 주택의 80~90%가 이에 해당합니다. 임대료동결법을 위반하면 벌금이 부과되고 특히 상한선 이상으로 임대료를 받던 집은 앞으로 9개월 안에 임대료를 내려야 하는 것이 법의 골자입니다. 임대료를 낮춰야 하는 집은 법에 따라 임대인과 세입자가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법 발효 이후 체결된 계약은 이 법의 적용을 받도록 계약시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리모델링에 따른 임대료 상승의 경우 2유로/m2를 넘지 않아야 하고 리모델링이 필요한 사유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금액은 베를린시립투자은행(IBB)에서 산출해서 정확히 1유로를 넘지 않도록 수요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질의응답

베를린, 함부르크 등 큰 도시에서는 임대료비교표(차임일람표)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표는 어떻게 제작되고 운영되나요?

2013년에 처음 (임대료동결법)법안 논의가 시작되어 7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입법이 이뤄졌습니다. 상한선 도표를 보시면 건물의 건축연도가 언제냐에 따라 그리고 집의 난방, 욕실 수준 등에 따라 1m2당 월 임대료 상한선을 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표는 5년마다 새로 만들고 2022년까지는 약 3% 정도는 왔다갔다하게 운영합니다.

차임일람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입법절차를 통한 확정이 필요합니다. 2년에 한 번씩 독립적 연구단체에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세입자와 임대인들의 공청회 형식의 토론을 거쳐 이뤄진 어느 정도의 합의를 시의회로 넘겨 입법이 진행됩니다.

임대료동결법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제소되어 계류 중인데 그에 대한 판단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주택 공급기준(소득분위, 계층 등)은 어떻게 되나요?

특별히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보다는 저소득층의 소득상황을 파악해서(WBS 저소득층 인증 활용) 그 사람에게 맞는 저렴한 주택을 제공합니다. 저소득층에게 임대료 보조 정책을 같이 지원합니다. 또, 새로 임대하는 집의 65%는 저소득층을 위한 집, 새로 건설하는 집의 50%는 저소득층을 위한 집으로 공급합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에 360만 채의 주택을 새로 지었는데 1/3 정도는 저소득층 대상의 집이었고 20%도 8~16유로 정도 낮춰서 저렴하게 임대했습니다. 현재 임대료동결법은 2014년 이전에 건설된 주택에만 적용되는데 WBM에서는 2014년 이후 건설된 집도 최대 10유로를 넘지 않도록 내규를 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부담하는 임대료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세입자협회에서는 민간임대 세입자의 경우 RIR이 30%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WBM에서도 RIR이 30%를 넘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리고 규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가구원수 1인당 최소면적기준이 있는 것입니다. 가구원수가 많으면 더 넓은 집을 제공해주도록 하고 거기에 맞춰 임대료 보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임대료보조가 이주민이나 난민에게도 이뤄지나요?

모두에게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WBM 보유 주택의 10% 정도는 노숙자, 난민, 긴급주거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남겨두고 있습니다.


베를린의 사회주택이 전체 주택의 19%라고 하셨습니다. 부족한 양으로 보이는데 현재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베를린의 6개 공사가 보유한 모든 주택이 34만채 정도입니다. WBM이 가장 규모가 작고 36,000채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는 왜 6개나 주택공사를 가지고 있나요?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는 않나요?

도시 하나에 하나의 공사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함부르크가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데요. 약 15만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의 공사인 만큼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역사적으로 보면 베를린은 독일 내에서 유일하게 구동서독 모두가 존재한 도시입니다. 그러다 보니 WBM 같이 동독 혹은 서독 자체의 공사들이 있었고 그 밖에 주택공급회사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들이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협력하는 관계입니다.


공사들이 보유한 19%의 주택 외에 주택협동조합이 가진 주택수는 얼마나 되나요?

주택협동조합 보유의 주택수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대략 95,000세대 정도가 주택협동조합에 소속된 집인데 전부가 사회주택은 아닙니다. 다만, 주택협동조합은 목적이 저렴한 주택공급이다 보니 사설 부동산회사에 비해서는 임대료가 낮습니다.


임대료 수입만으로 운영이 되나요? 공사에 발생하는 적자는 어떻게 보전되고 있나요? 임대사업 외에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임대료 수입 외에는 다른 것을 하지 않습니다. 절대 집을 팔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집을 임대하고 일부 보유한 토지를 임대하는 것만 합니다.


베를린시로부터의 보조금은 없나요? 시 전체 예산의 어느 정도를 지원받고 있나요?

따로 시로부터 건설자금을 지원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의 공유지를 불하받아서 주택을 공급하기는 합니다.


토지임대를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비영리조합에 토지를 임대하지는 않나요?

토지 자체를 임대하는 것은 아니고 토지에 반드시 주택을 짓고 이를 임대하는 것만 합니다.


공유지를 불하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이 토지는 누가 조성하나요? 누가 토지를 매입하나요? 원래부터 시가 가진 토지가 많은 건가요? 토지를 불하받을 때 시 중 토지보다 저렴한 상태에서 받는 건가요?

토지를 시장에서 매입합니다. 사유지 같은 경우 가격이 비싸더라도 필요하면 사서 사회주택으로 공급을 공급합니다. 토지 매입은 시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WBM이 직접 사는 경우도 있는데 사안에 따라 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1만 세대를 공급하고 건설비를 지원받지 않는다고 하면 임대료가 높거나 특별한 금융제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을 설명해줄 수 있나요?

WBM이 가진 자신을 투자하는 방법과 공공은행으로부터 저리로 유리한 상환조건의 대출을 받아 건설을 합니다.


한국에서 공사들은 30년간 1% 이자의 대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2% 수준으로 빌려주고 있습니다. 독일의 이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자문제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대략 듣기로는 10년 상환, 20년 상환이 있다고는 합니다. 이자문제는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에서 정해진 이자에 따라 각국의 은행들이 이자가 복잡하게 변화해 어렵습니다. 과거에 비해서는 사회주택 건설에 대한 이자가 낮다고는 합니다.


대학생, 청년에 특화된 공급주택도 있나요?

WBM에는 없지만 6개 공사 중 다른 공사 한 군데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스튜디오형(원룸형) 아파트를 공급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집값 하락을 이류로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이런 일들이 없나요? 있다면 어떻게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나요?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WBM 회사가 위치하고 주택을 보유한 곳은 베를린 시내 중심가라 집값이 떨어진다고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또, 독일의 부동산은 한국만큼 활발하게 사고 팔리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집값 열풍의 역사도 없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역시 다양한 계층들이 살도록 공급하여 공공임대가 들어온다고 지역에서 반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WBM에서 공급하는 주택에 1인당 주거면적기준 외에 기준도 있나요? 민간임대주택에도 이런 기준이 있나요?

독일 전체적으로 공공임대, 민간임대 모두 최소 1인당 9m2 이상의 공간은 확보되어야 합니다.


부엌, 난방, 환기 등 기준은 없나요?

기본적으로 1개 이상의 창문이 있어야 합니다. 권장하는 것은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도록 1인당 45m2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인인 경우 60m2로 권장합니다.


세입자협회와 주택공사 모두 1990년이 기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통일 이후 동독의 주택매각으로 공사가 시작된 것인가요?

독일이 통일되고 나서 동독 정부의 국유화된 집 중 억울하게 집을 뺏긴 사람들에 대한 구제제도가 있었습니다. 또, WBM은 동독 하에서 집을 배분하던 관청 같은 것이었는데 주택공사로 재편되었습니다.


한국의 주택공사에서는 공공임대를 공급하면 적자라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WBM은 임대료만으로 건설비, 기존주택관리비, 인건비, 신규공공임대에 대한 지출 비용 등을 다 감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흑자로 운영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일단은 임대료 수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면 이것을 재투자하는데 주안점을 둡니다. 만약에 적자가 조금이라도 나면 가진 자산을 매각해 이를 충당합니다.


(입주기준으로) 소득기준,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임대주택 입주에서 경쟁률이 높을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무주택기간, 다자녀 등을 우선순위 기준으로 보는데 독일에서는 어떤 기준을 중요하게 보나요?

비슷하게 합니다. WBS에 따른 저소득층 증빙 서류, 아이를 가진 사람의 경우 아이의 수, 그 아이가 다녀야 하는 학교 등을 고려합니다.



에버트 재단(FES; Friedrich Ebert Stiftung)

 

에버트 재단 개요

에버트 재단(이하 FES)은 독일 사회민주당(SPD;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의 싱크탱크로서 정치, 정책재단입니다. 독일의 정치재단들은 정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단 이름의 유래인 Friedrich Ebert는 1차 세계대전 후반 독일에 들어선 바이마르 공화국의 1대 대통령으로서 SPD 소속이었습니다. FES은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기도 하였으며 현재도 시민사회는 FES 한국지부와 교류 중입니다. FES 역시 서울시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행단은 2/25(화) 우리나라의 경제개혁과 그 내용의 하나인 세입자 보호 정책과 관련하여 독일의 정책들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FES를 방문하였습니다. 다만, FES에서는 특수한 정책 테마까지 다루지 않는 탓에 전문적인 정책 내용까지 설명하기는 어려움을 기행단에 양해 구했습니다.


독일의 주거상황

현재 주택부족은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의 주요도시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는 마드리드, 로마, 런던, 파리와 같은 유럽 대도시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베를린은 프랑크푸르트, 뮌헨, 함부르크 등에 비해서도 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고(베를린은 뮌헨, 함부르크 등에 비해 자가소유율은 낮고 세입자 비율은 높음)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거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에서는 임대료는 저렴하지만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는 또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인구폭증과 도시개발로 인해 초래된 베를린의 주택부족 문제는 시민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게 하였습니다. 시민들은 (1)임대료 인하 요구 투쟁, (2)주택을 지어달라는 요구, (3)주택가격 상승완화 요구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RIR 30%를 넘게 임대료를 지불해야하는 상황입니다. 독일의 월세는 고정임대료와 수도, 난방 명목으로 받아 연말에 정산해 다음연도에 변동된 값을 지불하는 변동임대료로 구성됩니다. 이 중 고정임대료를 기준으로 예전 계약들은 5유로/m2의 인상폭이었지만, 최근 베를린에서는 10~15유로/m2, 뮌헨에서는 17~18유로/m2까지 인상폭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임대료가 오르는 것에 반대하여 사회적기업과 주택협동조합 형태로 임대료를 낮추려는 대안들이 생겨나기도 하였습니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사회민주당의 주거정책

사회민주당에서는 세입자 보호 정책으로서 (1)임대료, 토지, 부동산 판매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거래세), (2)국가 소유의 임대주택을 일정량 이상 팔지 못하게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국유지와 공유지를 민간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제한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3)이번에 베를린에서 통과한 임대료동결법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4)특히 주택건설에 있어서도 사회민주당은 사회주택, 공동주택, 공영주택을 지을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행정처리가 느린데 사회주택 등이 공급되도록 행정처리를 빨리 할 것을 독려합니다. 문제는 주택건설에서 정치적 부분과 건설적 부분이 충돌할 때가 많은데 이것을 조정할 전문가가 적은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5) 도시 내에서 계층별 블록화를 막기 위해 통합정책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빈민지역과 부자지역, 청년과 고령층, 이민자와 이민자가 아닌 시민 사이의 통합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시내중심가가 식당과 가게이고 중심가를 벗어나면 주거지입니다. 이를 기능적으로 합쳐 주상복합, 학교와 사무실, 주거지가 가까이 어우러지게금 도시계획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1999년부터 계속 시행된 것이 ‘사회적도시(social city)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으로 평등과 융합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질의응답

지구 내 계층별 믹스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나요?

예를 들면 한 지역에 저소득층과 부유한 사람이 있으면 국가가 저소득층이 계속 거기에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임대료를 동결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진보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독일은 어떠한가요?

독일에서는 특별히 그렇게 한다기 보다는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은 소득이라면 가구원수를 고려하고요. 1인 가구가 2,000유로 소득이 있는 것과 4인 가구가 2,000유로 소득이 있는 것은 다르니까요. 특히나 지난 20~30년 간 베를린의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주택공급은 그에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이 쾌적하게 살아가려면 40m2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세대별로 제공하는 사회주택은 다릅니다. 같은 1인 가구라고 하더라도 공부하러 온 학생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다릅니다. 고령층의 경우 주택에 턱을 없애는 등 이동의 편의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리면 작년에 베를린시에서 주최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집 맞바꾸기 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인데요. 4인 가구와 고령층 1인 가구가 지금 사는 집을 홈페이지에 올려 서로 맞바꾸는 win-win정책을 추구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좋은 사례들도 있었지만 문제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방 4개짜리 집이 구계약을 맺은 집이고 방 2개짜리 집이 새로운 계약을 맺은 집인 경우 후자가 전자보다 값비싼 경우가 발생한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집을 맞바꿀 때 임대인에게 구계약을 넘겨서 계약하라고 요구했지만 시장에서는 그럴 거면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겠다며 아예 안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기독교민주연합(기민당, CDU; Christlich 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과 사회민주당이 주거정책에서 가지는 쟁점은 무엇인가요?

기독교민주연합과 사회민주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연립내각입니다. 하지만 베를린시에서는 기독교민주연합과 기독교사회연합(기사당)이 연합해 야당을 이루고 있고 사회민주당-녹색당-좌파당이 연합하여 여당을 이루고 있습니다. 임대료동결법은 베를린시에서만 적용되는데 임대료를 인하고 동결하는 매 사안들에서 쟁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인하 속도, 세금 인상 속도 등에서 계속 불협화음이 있는데 모두 설명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베를린시의 제1당은 사회민주당이지만 임대료동결 주장은 좌파당에서 최초로 주장했습니다(여기에 대해 동석한 FES의 다른 직원이 그래도 사회민주당에서도 한 것이 있지 않냐며 농담이 오고갔습니다).


한국에서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 여성, 성소수자 등은 대표적으로 차별과 배제를 당하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제도에서 배제되거나 민간임대차계약을 맺을 때 계약을 거절당하거나 하자수선 요구를 거부당하는 것입니다. 독일에서도 그런 차별이 있나요?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이들도 제도에 접근할 수 있나요?

법적으로 사회주택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언급되었듯이 소득이 우선 기준입니다. 하지만 민간임대주택에서는 차별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임대인에게 임대신청을 하였을 때 이름에서 드러나는 출신지 성분으로 차별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랍이나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이름이 다른 것을 보는 것이지요. 연령, 성별보다는 출신성분에 따른 차별이 많습니다.

지금은 법이 바뀌었는데 1970년대까지는 독일에서도 결혼하지 않고서 동거하는 남녀커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결혼유무와 무관하게 가족을 인정합니다.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집을 구하는 것에 대한 차별 시선도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사회주택을 중산층에게도 공급하자는 주장이 있고 주거단체에서는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사회주택 입주기준을 정하는데 어떤 논쟁이 있었나요?

일단은 자생적으로 생겨나 공동주택이나 주택협동조합에서 중산층들이 많이 입주하기도 합니다. 중산층이라도 저렴한 임대료가 필요할 수 있는 문제가 그렇게 어느 정도 해소됩니다. (그러나)법적으로는 일단 눈에 보이는 소득이 가장 중요합니다.


주택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나요?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부정확하지만 법인세에 있어서는 혜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주택협동조합 같은 경우는 임대료동결에 볼멘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주택협동조합에서 공급하는 주택은 어차피 저렴한 주택인데 임대료동결법 때문에 새로 집을 짓고 집을 매입하는 활동에 있어 제약을 받는다고 불만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택을 투기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독일에서도 그런 세력이 있나요?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의 상황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세금이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또, 집을 한 번 매매하는데 부대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중개수수료가 집가격의 7.5%, 양도세가 6.5%, 취득세가 1.5%, 등기비용이 0.5% 들고 독일의 행정은 매매절차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서신이 몇차례나 왔다갔다 해야하는 것입니다. 집을 팔 때도 보유한 햇수에 따라 세금이 다른데 단기일수록 세금이 높습니다.


베를린은 주택공급보다 수요가 높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입자 보호 조항이 있어도 위반이 많은 것 같은데 위반시 어떤 패널티가 있나요? 그리고 사회민주당에서는 이런 위반에 대한 대응으로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나요?

일단 법적으로 세입자가 임대인의 임대료 청구가 너무 부당하다고 보면 소송과 신고가 가능합니다. 임대인의 경우 새로운 세입자에게 이전 세입자가 임대료로 얼마를 냈었는지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제가 교통쪽 분야 전문이라 이 이상 많이 알지는 못하겠네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진보적 시민사회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하나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저는 도시계획분야 전문가입니다. 집을 하나 지어도 교통, 교육시설, 부대시설이 중요합니다. 사회적도시를 어떻게 만들지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시의 이민자들을 사회 속으로 편입하여 통합시키고, 사회변화에 따른 디지털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독일은 지방분권적 국가라 지역마다 당면 과제와 그런 지역들이 서로 얽히며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토론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추가로 곧 빈으로 가신다고 들었는데 빈이 깨끗하고 더 좋아 보일 것 같습니다(웃음). 그래도 베를린에서 좋은 기억 많이 가져가시길 바라고 다시 한 번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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