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공공임대주택 확대, 주거급여 및 주거비 지원 확대, 주거복지 전달 체계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의제[민달팽이노트] 2021년 00주택 투어 - 공공주택 계획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2022-03-22
조회수 1023


2021년 00주택 투어

공공주택 계획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2021.07.03. 활동보고


민달팽이유니온은 공공주택에 관한 지역주민 반대와 이에 따라 계획이 무산되는 일련의 과정에 주목하고,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활동가들과 함께 용산, 태릉, 과천 등지를 함께 다니며 00주택투어를 진행했다.


주목했던 장면은 이렇다. 

1. 집! 집이 문제야!

2. 집이 없어서 주거 문제가 심각한 거야! 주택 공급을 늘려라! 압박이 심해짐.

3. 정부가 그걸 수용함. 공급 늘리겠다!

4. A,B,C지역에 공공주택 짓겠다고 계획 발표함.

5. 그건 아니지! 공공주택 반대! 민간재개발 규제를 풀어라! 격렬한 조직적 움직임

5-1. 공공주택 반대! 인구밀도 심각! 환경보호!

5-2. 건물 낡았다! 재개발재건축 풀어라!

6. 공공주택 무산... & 재개발 ㅇㅋㅇㅋ

6-1. 공공주택 지을 땅에 무언가가 들어선다 -> 그것이 무엇이든 역세권, 백세권, 숲세권, 공세권... 집값 올리고 동네의 품격 올리는 요인으로 쓰인다 

6-2. 일반 분양 주택st들이 대량 공급되고, 집값도 상승한다. 전세4천만원 주택이 있던 땅 위에 전세20억짜리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10억짜리 아파트는 20억이 된다. 

7. 계속해서 높아지는 집값... 다시 1번으로 돌아간다. 

8. 1~7 반복되고, 공공주택 계획이 발표되면 일단 저렴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크게 믿기보단 의심한다 : 짓는대놓고 또 안지어지는 거 아냐? 그리고 효율적인 의심이 된다. 실제로 무산되기도 하니까. 


2021년 여름, 민달팽이들은 한 번 가보았다. 용산, 태릉, 과천.

꿀 발라져 있는 땅인가 구경 가보자! 

가서 봤는데요. 

에 그냥 땅이었습니다. 

공공주택 왜 안될까, 궁금해서 인근 아파트 가격들을 봤는데요. 

! 엄청 비싸 ! 

공공주택 필요한 것 맞을 것 같은데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렴하고, 오래살 수 있는, 집다운 집 아닌가요?

그렇다면 공공주택, 있어야 하는데요 웅성웅성  


민달팽이들이 그간 아카이빙 했던 님비 관련 현수막들을 떠올리며, 우리의 살 자리를 생각하는 투어를 마쳤다. 

아래에는 함께 했던 민달팽이들의 메모다. 



 


1. 민달팽이A의 메모


#공급만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눈속임할 땐 언제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내가 안정적으로 구매할 집이 없어 힘들다며 주택공급을 외치던 흐름이 있었다. 그 거센 요구 속에서 정부는 허겁지겁 공급대책을 내놨다.

 

#그걸 믿었니

그러곤 엎어졌다. 들어보니, 보통 엎어진단다. 허탈했다. 저 만치의 공급량을 땅이 감당할 수 있을까, 그 도시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게 무색해졌다.

 

#공급 엎어질 줄 알았지? 불신을 학습시키는 사회

이게 뭔가. 주택공급하겠다고 몇 만호를 외친들, 어차피 또 늦장부리다가 무산될 것이며, 그렇게 수많은 공급은 지연되거나 무산될 것이고,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니, 결국 공급은 엎어지지만, 부동산투기는 주춤할 뿐 영영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학습하게 된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 지경 아닌가.

 

#급하게 먹으면 체해, 집도 마찬가지. 그리고 난 체했지

엎어질만 했던 것도 알겠다. 그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와, 해당 지역사회에서 부담가능한 수준을 확인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맞다. 어떤 땅 위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살아갈 공간을 만들겠다는 결정은 함부로, 급하게 할 것이 못된다.

 

#무엇부터 잘못된 걸까

물론 고민했겠지. 똑똑한 사람들 많으니까. 근데 왜 이렇게 됐지?

 

#맞는 말도 있다

어떤 동네는 그 땅의 생태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가 이미 넘친다고 말했다.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숲은 이제 그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녹지는 보존되어야 하고, 인구는 적절히 분배되어야 하며, 도시는 자족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계획되는 것이 좋다.

 

#거짓말. 나만 지속가능한 사회는 지속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반대하던 땅에 지어지는 것은 대체로 일반 분양 아파트 등 인근 아파트 단지의 집값 상승에 보탬이 되는 무언가다. 역세권, 숲세권, 공세권 등으로 집값을 올리기에 마땅한 사유가 되어 줄 무언가. 

공공주택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수많은 가치들은, 이미 도시가 구축해놓은 불평등을 가리는 장치로 쓰이다 버려진다. 


#땅의 품격을 정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이 모든 논의의 중심은 여전히 소유주 중심이다. 세입자는 주민으로 등장도 못한다. 또 소외된다.

 

#가장 원망스러운 건 줏대 없는 국토부

터무늬 없는 숫자, 급박한 계획, 그리고 주민의 의견을 수용하여 철회. 대체 누구를 바라보고 내세웠던 계획과 숫자인가? 그리고 누구를 바라보며 철회하는 것인가? 줏대가 없다. 

아님 말고, 라는 방식인건가. 의지가 의심스럽다. 애초에 공수표 좀 던지지 말았으면.

 

#그래서 원하는 게 뭐냐면

인정할 것은, 집값 폭등, 조작가능한 전세난, 이런 문제는 주택 공급만으로 안 풀린다는 것.

그러니, 공급 계획 숫자 채우는 것에 급급하지 말고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뭘 위해 주거정책 펼치는데? 부담가능한 주거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기 위해서 아닌가? 

이건 어차피 공급만으로 안된다. 이미 어느 집에서 살고 있는 세입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리부터 지금 당장 회복시키기 위한, 더 이상의 권리 침해를 방관하지 않기 위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한 거다.

오랜 세월 세입자가 주민으로 전혀 호명되지 않았던 것도 이제 그만하면 좋겠다. 주민으로써 도시의 계획, 땅의 공공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주체로 우리도 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





2. 민달팽이B의 메모


#나는 뭘 먹고 사는가? 

집값이 1000의 50인데, 나는 200을 번다. 

수입의 1/4을 주거비로 써야하는 민간주택시장이다. 

더 넓은 방은 말 그대로 꿈이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은 반값에 더 넓은 인간다운 방에 살 수 있다. 

그런 공공임대주택을 정부가 공급하기를 바란다. 또한 보여주기 식으로, 뻔히 취소할 계획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발표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정부가 진실성 있게 계획을 발표하고, 반대하는 소유자들을 설득하고,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 

나는 단순히 살기를 바라는 것만이 아니라 존중받기를 바란다. 

세입자인 나는 모든 부동산 공론장에서 소외되어 왔다. 부동산 시장은 민간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는 비영리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그 공급은 보여주기식이나, 열악한 인프라에 편중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청년 세입자도 사람답게 존중받으면서 살 권리가 있다. 

이 거대한 혐오의 물결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 나는 정치인에게 중요하지 않은 1인의 청년이다. 나는 부동산도 없고, 자산도 없고, 거의 최저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쾌적한 주거생활을 위해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들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이들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국가를 꿈꿨다. 그 꿈을 이제는 내가 이뤄야 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아파트를 사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모든 소외된 사람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하고 신명나는 삶을 살기까지 연대하겠다.


3. 민달팽이C의 메모


정치는 이해관계라고 하지만, 생존은 이해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서로 다른 구성원이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텐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 치우고, 또 치우고. (그렇다고 그 사람의 존재가 없는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가는 자기 자신도 언젠가는 치워질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나는 분명히 여기에 발 딛고 살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없는 사람 취급 당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연대가 모여 언젠가는 구조를 바꾸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세입자를 보려고 하지 않는 구조, 임대주택을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구조, 인권을 위한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지는 구조.


이해관계를 따져보기 전에, 이곳에 누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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